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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년 퇴출·합병·감원…구조조정 폭풍
조선, 철강, 액정디스플레이(LCD) 업계에 내년 구조조정 폭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올해 유럽을 강타한 경제위기가 내년에도 지속되거나 오히려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산업은 지난 수년간 경쟁적인 설비투자 탓에 공급과잉 상태에 놓여 있다.

경기 한파로 일부 업체들은 이미 퇴출 위기에 직면했다.

만약 구조조정이 신속하게 진행되면 살아남은 업체는 더 큰 과실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옥석 가리기’가 늦어지면 산업 전체의 수익성이 급력히 떨어질 수 있다.

◇조선, 중국 선박 공급과잉에 시름=채권분석가들은 최근 위험도가 가장 커진 대표적인 업종으로 조선을 꼽는다. 조선업은 호황기였던 2007~2008년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업체들로 경쟁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게다가 선박금융을 하는 유럽 금융기관들의 자금줄이 마른 것도 업황 악화에 한몫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 건조량의 38%를 차지하는 중국의 작년 선박건조량은 전년 대비 170% 증가했다. 중국 조선소의 주력 선종인 벌크선, 유조선의 선가 약세는 지속하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선박시장은 엄연한 과잉 상태에 있다.

조선·해운에 걸쳐 대폭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3국의 상선 건조능력이 앞으로 40.7% 감소할 것이며 한국업체들의 건조능력도 34.4%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기불황이 계속된다면 2년 이내로 교통정리가 될 것이다. 그러면 전통적인 조선업 이외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대형사에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일부 대형사는 해양플랜트 쪽으로 눈을 돌리고 있으나 중·소형사의 상황은 여의치 않다. 수주잔량 기준으로 세계 8위 조선사이자 비상장사 업체 중에는 가장 규모가 큰 성동조선해양도 2009년에 1천413억원, 작년에 4천653억원의 적자를 냈다.

강성부 동양증권 채권분석팀장은 “경기 불황으로 수주가 줄어들고 수주 물량 취소나 인도시기 지연 등도 나타날 수 있다”며 “선수금을 이미 쓴 기업들은 현금흐름을 맞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강업체 신용등급 강등 경고음=내년 철강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구조조정이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전 세계 철강수요 증가율이 둔화한다.

미국, 유럽에서도 과잉설비로 인해 산업내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철강업계의 수익성 및 재무구조 악화는 신용등급 하향으로 증명되고 있다. US스틸, 신일본제철, JFE 등 세계 주요 철강업체 신용 등급은 2008년 이후 1~2단계 낮아졌다.

국내업체도 예외는 아니다. S&P는 올해 10월 포스코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추고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현대제철의 Baa3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꿨다.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의 부동산 규제로 선진국 및 신흥국의 철강수요 감소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전방산업이 자동차산업인 업체들보다는 건설업체 납품 비중이 높은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김주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유럽 재정위기가 단시일 내에 해결될 것 같지 않다. 내년 하반기까지도 업황이 불투명하다.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힘들다고 하는 업체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철강업체들 중에는 오너 경영체제를 유지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인수합병(M&A)에 나서기보다는 생산감축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구조조정 시점은 경기 위축이 얼마나 지속되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LCD ‘제 살 깎아 먹기’ 경쟁=LCD업체들은 ‘제 살 깎아 먹기’ 경쟁 상태에 이미 진입했다.

대우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선진국 LCD TV수요 부진으로 세계 LCD업체의 가동률은 70%까지 하락했다.

김성인 키움증권 IT총괄 상무는 “작년에 국내 업체들이 무턱대고 투자를 늘려서그 뒷감당이 안되고 있다. 지금은 숨 넘어가기 일보 직전이다. LCD산업 구조조정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대만정부가 자국 LCD 업체들의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이들 업체는 은행 차입금을 연장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업체보다는 낫지만 국내 업체들도 고전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영업손실 4천921억원을 기록해 4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올해 영업손실은 9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삼성전자 LCD 부문의 올해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강윤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쟁사 구조조정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그만큼 시황이 호전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한다. LCD 패널 가격은 2012년 상반기까지반등하기 힘들다”고 전망했다.

대기업들은 LCD사업부의 부진을 반도체와 스마트기기 사업부의 약진으로 보완할것으로 보이지만 중소 LCD장비업체나 부품업체는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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