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조승우, “최동원 바지춤 여미는 것까지 연습…배우로서 나는 2타석째”
“최동원 감독님은 생전 마운드에서 투구 후에 일단 뒷걸음칩니다. 그리고 발로 흙을 탁탁 차죠. 모자를 올려쓰고 로진백을 툭 털고 난후 안경을 고쳐 씁니다. 스타킹을 두 번 털고 바지춤을 여민 후에야 뒷짐지고 다음 투구 사인을 받았어요. ”

한국 프로야구사의 두 전설적인 투수 고(故)최동원과 선동열의 운명적 대결을 그린 영화 ‘퍼펙트 게임’에서 조승우는 최동원 역을 맡았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1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난 조승우는 “어깨에 무리가고 이상해 보일 수 있다며 다들 말렸지만 내가 고집을 부려 똑같은 투구폼을 수천번 연습했다”고 말했다. 인터뷰 중 벌떡 일어서 투구 동작과 표정을 그대로 보여줘 같이 있던 기자들의 탄성을 자아낼 정도였다. 고인이 어린 시절 아버지로부터 당시만 해도 희귀했던 무테안경을 어렵사리 구해받은 뒷얘기까지 속속들이 전한 조승우는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는 냉철한 승부사고 엄격한 선배였지만 유니폼을 벗으면 명랑, 쾌활하고 후배들을 다독여가며 리더십을 보여줬던 분”이라고 떠올렸다. 그런 면모가 자신이 추구하는 인생과 비슷하다고도 했다. “당신은 가장 높은 위치에 있었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동료와 후배를 위해 선수협 총대를 메고 결국은 미운털이 박혀 다른 팀(삼성)으로 보내지고 고향잃은 갈매기가 됐다, 그렇게 위대한 투수가 결국은 변변한 은퇴식도 없이 마운드를 내려갔다”고 말하는 대목에선 목소리가 젖어들었다. “생전 만나 뵌 적은 없지만 시사회때 모셔서 ‘잘 했다’는 칭찬을 받고 싶었던, 어린 시절부터 나에겐 늘 ‘최동원 아저씨’였는데 부음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고도 했다. 


자신의 배우경력을 야구에 비유하기도 했다.

“뮤지컬 한 편 보고 푹 빠지게 된 중학교 시절이 내게는 인생의 1루 베이스였죠, 2루는 (계원)예고에 합격해 남경읍 선생님을 만난 것, 3루는 임권택 감독님을 만나 ‘춘향전’을 하며 고통과 인내와 내 안에 깨부숴야 될 것들을 깨달았던 순간이었습니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첫 타석에서 홈을 밟은 때였는데 부와 명성을 안았지만 한편으로는 내 인격이 타락한 시기이기도 했어요. 지금은 두번째 타석에 들어서 있죠”

내년 1월 15일까지 뮤지컬 ‘조로’ 무대에 서는 조승우는 “카메라 앞보다는 무대 위가 좋다”며 뮤지컬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두 시간여 동안 모든 것을 극대화시켜서 표현하는 무대는 명확하다, 음악, 미장센, 조명, 헤어스타일, 그 어떤 단순한 장치로도 극적인 요소를 변화시킬 수 있고 인물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음악적인 즐거움이 있는 총체적인 예술이라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