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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기자의 머니스토리> 단기차익 노리는 매크로펀드…마냥 반길 ‘외자유입’아니다
헤네시그룹의 최근 자료를 보면 헤지펀드 매니저들 사이에서 요즘 시장은 ‘매크로 룰렛(macro roulette)’으로 통한다고 한다. 거시경제 이슈에 따라 시장이 단기간에 큰 폭의 오르내림을 보이기 때문이다. 극도의 불안상황으로 한자 표현으로는 ‘누란지세(累卵之勢)’ 정도다.

그런데 이 같은 글로벌 거시경제의 출렁임을 수익기회로 활용하는 매크로 전략 헤지펀드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헤지펀드리서치(HFR) 집계를 보면 올 2, 3분기에 설정된 헤지펀드 가운데 35%가 매크로 펀드다. 헤지펀드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주식헤지 전략이 이 기간에 설정된 펀드의 39.6%였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이는 전체 헤지펀드에서의 전략별 비중을 보면 주식헤지가 50%, 매크로가 21.6%인 데서도 확인된다. 인기의 이유는 성과다. 3분기 글로벌 헤지펀드 평균수익를은 -6.65%지만, 매크로 전략은 +0.15%다.

그럼 매크로 펀드들이 노릴 만한 출렁임이 큰 시장은 어딜까. 13일 발간된 크레디트스위스(CS)의 2012년 코스피 전망 자료를 보면 ‘KOSPI is still leveraged play’라는 표현이 있다. 의역하면 ‘세계증시가 출렁일 때, 한국증시는 요동친다’ 정도다.

CS가 비교한 세계 14개 주요 주가지수의 가격변동성 자료를 보면 코스피는 4.4%로 평균치인 3.4% 대비 1%포인트 이상 높다. 평균이상인 곳은 자카르타(인도네시아), 타이(태국), 선섹스(인도) 정도지만 그래도 코스피보다는 낮다. 우리 경제가 워낙 수출 및 대외 의존도형인 데다, 금융 및 외환시장 개방도도 높다. 외국인에게는 증시, 채권, 외환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수익기회가 크다.

올해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수급 주체는 유럽계와 조세피난처 자금이다. 조세피난처 자금은 90% 이상이 헤지펀드다. 2009~2010년 증시 상승기에도 조세피난처 자금은 유럽계 자금만큼이나 증시 영향력이 컸다.

유럽 재정위기의 고비는 일단 내년 봄까지다. 이후에는 실물경기가 주된 화두가 될 전망이다. 유럽이 재정안정기금(EFSF)을 풀거나, 미국이 ‘QEⅢ(양적완화3)’를 한다면 다시 글로벌 유동성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하지만 새롭게 다가올 유동성 장세는 2009~2010년과 다르다.


2009~2010년 장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비정상적으로 급락한 세계증시가 정상으로 회복되는 과정이었다. 민간금융기관의 위기는 충격이지만 국가, 즉 정부의 위기는 충격 그 이상이다. 단순히 돈을 푸는 차원이 아니라 경제시스템 자체의 체력이 회복돼야 한다. 소비가 회복돼 기업실적이 좋아지고 정부 세수가 늘어나 빚 부담이 줄어드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는 수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내년 2~3분기에는 글로벌 경제가 회복되느니, 마느니 하는 논란이 뜨거울 전망이며, 이에 따라 시장도 위아래로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내년에도 ‘룰렛’ 환경이 계속된다면 한국경제의 변동성은 더 커질 수 있으며, 이는 헤지펀드에는 큰 기회일 수 있다. 올해 헤지펀드가 증시 하락을 부채질한 것만큼이나, 내년 증시도 뒤흔들 소지가 다분하다. 증시뿐 아니라, 채권과 외환시장도 마찬가지다. 장기투자자금과 달리 헤지펀드는 외화 유입이라고 마냥 반길 자금은 아니다. 조심해야 한다.

<글로벌증권부 차장 @TrueMoneystory> 
/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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