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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에버랜드 싸게판 삼성카드는 ‘고육책’, 일석이조 KCC는 ‘묘책’
‘삼성카드는 고육지책, KCC는 묘책’

KCC(002380)가 삼성카드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 17%(42만5000주)를 장부가 보다 15% 할인된 주당 182만원에 인수한 데 따른 시장의 평가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선 에버랜드 지분 매매를 둘러싼 KCC와 삼성카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명백히 엇갈렸다. KCC는 전일대비 2.47% 오른 29만500원으로 출발한 반면, 삼성카드는 3.0% 내린 4만45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오전 9시50분 현재 KCC는 상승폭을 다소 줄인 28만7000원(1.23%), 삼성카드 낙폭을 크게 키운 3만9300원(-5.76%)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증시가 EU재정협약에 대한 부정적 평가속에 1% 이상 약세를 나타낸 가운데, 저가매입에 따른 KCC의 수혜보다는 헐값에 판 삼성카드의 손해가 더 부각된 셈이다.

KCC의 경우 낮은 가격에 매입한 데다, 향후 주력사업인 도료와 신재생에너지 등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모습이다. KCC는 지난 7월 만도 지분을 전량 처분해 이미 78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이번 에버랜드 지분 매입에 들어간 비용이 7739억원인 만큼, KCC는 사실상 만도를 팔아 에버랜드를 산 셈이다.

배당 측면에서는 만도 지분이 삼성에버랜드보다 나을 수 있지만, 삼성과의 시너지 기대는 이를 상쇄할만하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KCC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한 에버랜드의 주요주주로 등극함에 따라 기존 범현대그룹 의존도를 탈피해 삼성이라는 새로운 매출처를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KCC의 투자는 미래 성장성에 베팅한 것이란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삼성에버랜드는 삼성의 5대 신수종사업에 해당하는 ‘바이오 제약’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시간은 다소 걸릴 전망이다.

이정헌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도료 부문에서 KCC가 국내 과점업체라 공장을 완전 가동하고 있다. 캐파(생산능력)을 늘리지 않는한 삼성에 팔 물량이 더 없다. 폴리실리콘도 1~2년내 수익이 나기는 힘들다”며 시너지가 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카드로선 삼성그룹 지배구조 문제 해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팔았지만, 너무 값이 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매각대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향후 주가의 관건이 되리란 전망이다.

구경회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카드는 회계적으로 7314억원의 매각차익을 얻게 됐지만 장부가격을 밑돌았다. 소액주주 입장에서 기대감이 사라졌고 주당순자산가치(BPS)의 감소로 악재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중소형 가맹점 확대와 수수료율 인하 영향 등 영업환경 악화 우려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매각대금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구체화해야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원ㆍ서경원 기자 @himiso4>

jwcho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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