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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발적 보컬? 바로 판소리 때문이죠”
첫 정식앨범 ‘SOUL-RI’ 발매…차세대 디바 ‘알리’
어릴적부터 창·사물놀이패 한국적 매력에 흠뻑

23살땐 통장잔고 7950원…생활고 허덕이던 시절도

데뷔후 첫 정규앨범, 사랑·이별에 세상이야기도 담아



KBS2 ‘불후의 명곡2(이하 불후2)’를 통해 ‘폭풍 가창력’을 지닌 가수로 급부상한 알리(본명 조용진ㆍ27)는 ‘준비된 가수’였다. 초등학교 때 판소리를 배웠고, 중학교 때는 사물놀이패, 고등학교 때는 관현악단에서 바이올린을 켰다. 국악중학교에 가려 했지만 부모의 반대로 인문계 중ㆍ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알리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부모님은 낚싯대를 주고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준 뒤, 재미있어 하면 알려주시는 스타일이에요. ‘음악을 하면 경제적으로 힘들지 않겠느냐, 딴따라라고 하지 않느냐, 정말 하고 싶다면 사람들을 설득하는 가수가 돼봐라’라고 말씀하셨어요”라고 말했다.

1남2녀 중 장녀인 알리는 가수가 되기 위해 고3때부터 실용음악학원에 다녔고, 고교 교내대회와 하이서울페스티벌, 강남구청 등지에서 주관하는 각종 대회에서 보컬 부문 상을 휩쓸며 실력을 입증했다. 결국 21살 때 록그룹 스키조의 코러스를 맡으면서 대중음악을 시작했다. 리쌍의 2005년 히트곡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를 피처링하기도 했다. 코러스를 하면서 생활비를 스스로 벌기 시작했지만, ‘잔고 7950원’이라는 생활고를 겪은 시절도 있다.

“23살 때였어요. 통장에 잔고를 찍어보니 7950원밖에 없더라고요. 당시 빅마마 신현아 선배의 결혼식 축가를 맡게 됐어요. 무대에 서기 전 한 달간 정식으로 판소리 레슨을 받으려고 했는데 레슨비가 40만원이었어요. 좋아하는 선배 앞에서 축가를 부르게 돼 너무 행복해 하다 막막했죠.”

알리는 당시 빅마마의 ‘소리’란 노래를 재미삼아 판소리로 개사해 불렀는데, 주변 사람들 사이에서 ‘빵’ 터졌고, 신현아의 결혼 축가를 부르게 됐다. 결국 돈을 빌려서 레슨을 받고나서 축가를 불렀다. 


어릴 적 부모님과 함께 오페라, 뮤지컬을 많이 봤다는 알리는 가수, 성악가, 라디오 DJ 등 하고 싶은 게 많았다.

“걸음마를 떼고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와 나미의 ‘빙글빙글’을 마이크를 들고 흥얼거렸대요. 생각은 안 나는데,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마이크를 들고 흥얼거리다가 부모님이 오시면 시치미를 떼고 얌전하게 있었답니다. 사진을 보면, 너무 진지한 표정인데 지금 포즈랑 너무 똑같아요.(하하)”

그렇다면, 알리의 폭발적인 가창력은 어디서 나온 걸까?

그녀는 “아버지(조명식 디지털타임스 사장)께서 노래 대회에 나가면 상을 받아올 만큼 노래를 잘하세요, 통기타를 들고 다녔지만 장남이어서 가수의 꿈을 접으셨어요. 활달한 성격에 통이 크고, 성량이 좋은 어머니에게서는 끼를 물려받았죠”라고 말했다.

데뷔 후 첫 정식앨범 ‘SOUL-RI:영혼이 있는 마을’을 13일 발매한 알리는 영혼이 가득한 음악, 시사적인 내용을 담았다고 했다. 이번 앨범에는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에 관한 ‘나영이’란 곡을 직접 작사, 작곡해 넣었다.

알리는 “20대 중후반인데, 이 시기에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 사랑과 이별 노래만 다루고 싶지는 않았어요. 음악 하는 사람들이 시사적인 것에도 마음을 열어두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라며 “나영이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 병실에서 하염없이 밖을 바라보는 것이 떠올랐죠. 앞으로 나영이가 미래를 바라보고 당당한 삶을 살았으면 합니다. 다만, 거친 느낌의 가사가 있어서 나영이가 들으면 좀 무서워하지 않을까 걱정도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서 아쉬운 점을 묻자 지난 8월 발표한 싱글앨범에 ‘삼포세대’란 곡을 넣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결혼, 출산, 연애 3가지를 포기해야 한다는 20~30대를 일컫는 일명 ‘삼포세대’에게 그래도 꿈을 포기하지 말자는 의미에서 직접 작사, 작곡, 편곡까지 했어요. 애착이 가는 곡이었는데….”

자신의 경쟁력에 대해 알리는 “창(唱)이 제 경쟁력이에요. 한국 사람들이 제 노래에 끌리는 이유는 아마 판소리가 묻어나기 때문일 거예요”라며 “서양음악이 주류인 요즘 잊혀져 가는 전통가요, 국악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게 꿈입니다”라고 말했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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