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송파구 17번째 누적 봉사 1만 시간 이상 소나무금상 표창을 받는 전덕찬(57ㆍ세계재난구호회 긴급구조단 재난통신지원팀장)씨의 월동준비는 남다르다.
장갑, 마스크, 고글, 렌턴, 손난로 등 재난현장에서 쓰일 개인장비들을 미리 점검하고, 출동대비 배낭을 챙겨놓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른바 5분 대기조, 재난구호 현장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사고가 잦은 여름과 겨울에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TV 뉴스부터 본다.
전팀장은 94년 대한적십자사 산하 아마무선봉사회장을 맡으면서 봉사가 생활이 됐다.
재난 발생 시 중계기 고장 또는 통화량 폭주로 기존 통신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무선통신은 자체 발전기만 있으면 얼마든지 바깥과의 교신이 가능하다. 때문에 아마추어무선통신사들이 재난현장 고립지역에 들어가 바깥과의 교신이나 가족안부, 물품공급 등의 필수 봉사요원으로 활동한다.
아마추어 무선통신사는 전국적으로 1600명 정도. 요즘은 불황 때문에 서울 지역에서 활동하는 아마추어 무선통신사가 70명에서 10여명 남짓으로 확 줄었다. 그러나 1인5역, 100명 이상의 역할을 하곤 한다.
전 팀장은 “자영업을 주로 하는 아마추어 무선통신사들은 재난현장에서 시신 발굴 및 철거, 복구 등 다양한 기술지원활동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 팀장 역시 봉사를 하면서 심리적 지지, 산악안전, 응급처치 등 취득한 강사 자격증만도 5개나 된다.
지난 95년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사고부터 아이티 지진, 우면산 산사태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재난현장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아이티 지진 때는 시신 발굴 모습이 AP통신을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되기도 했다. 올 여름도 관악구, 동두천 등지서 일주일을 지냈다. 전 팀장의 열정에 가족도 함께했다. 부인 송은미(56ㆍ석촌동) 씨도 10년 전부터 아예 무선통신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봉사에 합류했다.
“옛날엔 미쳤다 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이제는 재난현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저절로 알게 되니 몸이 움직일 수밖에요. 나이를 먹으니 겁도 납니다. 그래서 재난현장에서 만용은 금물입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재난현장을 지켜야죠.”
<이진용 기자 @wjstjf> jycaf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