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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기아차 내년 내수 목표 낮춘다
소비심리 냉각·수입차 공세

올 하반기이후 판매 부진

환란이후 20년만에 하향


환율반영 수익성 강화 초점

해외 현지생산·수출 확대

현대ㆍ기아차가 내년 내수 목표를 올해보다 줄이기로 했다. 판매 여건이 나쁜 내수를 고집하기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수출에 주력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7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올 10월 이후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내수가 당분간 회복되기 어렵다고 보고 2012년 내수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에는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해 경기 위축이 불가피한 데다 차량 교체 및 폐차에 따른 신규 수요도 적어 국내 판매는 올해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해 부진한 내수 판매 실적도 보수적인 내년 목표를 검토하고 있는 이유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올해 내수 판매 목표는 각각 70만대와 50만대다. 현대차의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62만5071대로, 목표치보다 7만5000여대가량 부족하다.

기아차 역시 44만7947대로 12월에 5만대 이상 팔아야 목표치를 달성한다. 최근 내수 시장이 크게 위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2월 동안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내년 내수 시장 전망은 올해보다 더 불투명하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내년 글로벌 자동차 산업수요는 올해 7535만대보다 4.2% 증가한 7855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내는 사정이 다르다. 연구소는 내년 국내 자동차 판매대수가 올해 160만대보다 2만대 감소한 158만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내수 여건은 어렵다. 경기 침체로 소비심리가 냉각되고 있고, 자동차 판매를 이끌 신차도 없다. 2004~2006년 사이 국내에서 판매된 차량이 적어 교체 수요가 많지 않은 데다 수입차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환율도 높아 내수보다는 수출에 주력하는 것이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현대차 관계자는 “내년에도 내실을 다지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이 경영방침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높은 환율로 인해 마진율이 높은 수출 물량을 늘리고 상대적으로 여건이 불리한 내수를 줄이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대차뿐 아니라 기아차도 국내 판매 목표를 낮추고 수출을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내년 2분기 출시될 K9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신차가 없는 입장에서 내수를 올해 수준으로 고집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물론 프라이드와 레이 등 경기침체기에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소형차와 경차를 최근 출시한 기아차는 다른 업체들에 비해 그나마 유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올 수준의 내수를 유지하기는 여의치 않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차의 내수 전망이 다른 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하지만 전체 산업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내수 목표를 올해보다 높게 가져갈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ㆍ기아차가 내년 내수 목표를 올해보다 낮춰 잡으면 이는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판매량이 줄어도 목표를 낮춘 적은 없기 때문이다.


이충희ㆍ김상수 기자/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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