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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 새 아이템 찾기, 그것이 벤처정신”
벤처 르네상스 꿈꾸는 김인배 벤처協 부회장
경험 부족한 청년 벤처인 지도

선배기업 멘토링으로 성장 유도


자금·인력 부족 이중고 여전

일부 VC 이윤만 추구 아쉬움





그는 19년차 베테랑이다. 벤처기업의 역사와 함께했다. 1세대 벤처기업인으로 벤처기업이라는 말이 생소했던 시절부터 기술만을 무기로 지금껏 버텨왔다. 벤처 선배로서, 김은배 벤처기업협회 부회장(텔레웍스 대표)은 이제 그런 중소 벤처기업의 생태계를 지키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지난 5일 서울 가산동 텔레웍스 사무실에서 만난 김 부회장은 벤처기업가의 수수한 모습 그대로였다. 그가 기자에게 던진 첫 마디는 “예전 벤처환경도 참 어려웠다”였다. 그간 힘겨웠던 세월을 상상해볼 수 있었다.

19년 전 대기업을 나와 무선전화를 개발해 수출하는 업체로 벤처를 시작한 김 부 회장은 개발, 생산, 구매, AS 등 모든 걸 혼자서 해야만 했다.


농담조로 “지금은 협회도 생겨 힘이 있지만 예전엔 혼자 잘나서 하는 것이 벤처였다”고 말했다.

벤처기업가는 새로운 분야를 누구보다 먼저 시작하고 개척해야 한다. 그것이 벤처정신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오랜 세월만큼 그에게도 많은 굴곡이 있었다. 지금의 텔레웍스도 벌써 네 번째 오르내림의 산물이다.

“IMF 위기 때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 위기상황을 극복하게 했던 게 바로 기술이었습니다.”

R&D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던 그는, 당시 지금의 홈트레이딩 시스템과 같이 외부 증권거래가 가능한 무선증권단말기를 개발해 간신히 위기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모바일과 PDA를 연결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고, 지금은 휴대전화 운영체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런 기술은 그가 어려운 시기와 마주했을 때 항상 그를 다시 일어서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그때와 지금 달라진 점이 있다. 그는 “제조업을 포기했다”는 표현을 썼다. 지금은 R&D에만 매진하고 제조는 협력회사나 대기업에 맡긴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은 점도 있다. 김 사장은 “예나 지금이나 벤처는 기술인력이 부족하고 요즘은 자금난까지 심하다”고 얘기했다. 그는 “인력 자체가 많지도 않은데 대기업이 그나마 키워온 인력을 빼가기도 하고, 심하게는 기술유출 문제도 있지만 막을 방법이 없다”고 아쉬워한다.

또 “대기업에서 인력을 끌어오면 회사를 망가뜨리는 수준까지 만들기도 하고 저항할 힘도 없을 뿐더러 정책으로 내놓을 만한 아이디어도 없다는 게 문제”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자금 문제에 있어서도 “예전 벤처 열풍이 불던 시기엔 투자가 원활했지만 지금은 벤처캐피털사(VC)가 벤처기업에 제도적으로 의무적인 투자만 하고 이외 다른 목적으로 자금을 운용해 이윤만 남기려는 모습이 많이 보이고 있다”며 벤처창업투자사의 의미가 퇴색해 간다고 일갈했다.

김 사장은 벤처 후배를 위해 투자활성화와 멘토링을 병행할 수 있는 ‘벤처기업에 의한 엔젤투자 활성화’를 제안했다.

“슈퍼엔젤투자는 얼마전 국회에서 발의된 것이지만 벤처를 잘 모르는 VC는 한계가 있다”며 벤처 선배의 멘토링을 통한 벤처산업 육성이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벤처 7일장터에 나가보면 말도 안되는 아이템을 가지고 나온 청년 벤처인도 있는데 그들을 지도하며 투자할 수 있는 건 벤처 선배죠. 그들이 잘 되면 투자자도 성공하고요.”

그는 후배들을 위해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아 보였다. 아쉬움 많은 인터뷰를 마치고 아직도 ‘새로운 아이템 찾기’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남아있는 그의 벤처기업가 정신을 볼 수 있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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