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빅보이’ 이대호<사진>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입단식을 갖고 오릭스 버팔로스의 정식 일원이 됐다. 그러나 이 날 그가 착용한 유니폼에는 등번호가 없었다. 아직 배번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 이대호가 원하는 번호는 모두 주전급인 오비키 게이지(10번)와 외국인 선수 아롬 발디리스(52번)가 달고 있다.
스타급 선수들은 이적을 하더라도, 가능하면 기존 등번호를 원한다. 이대호도 롯데에서 달고 있던 10번을 원했지만, 주전 내야수의 번호여서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다른 옵션은 52번으로, 여기엔 돌아가신 할머니와 관련한 사연이 있다. TV 토크쇼 등 방송을 통해 이대호가 어릴때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는 건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 52번은 그런 할머니의 존함인 ‘오분이’ 를 연상케 하는 번호다. 하지만 이 역시 외국인 선수가 이미 달고 있어서 여의치 않아 보인다. 국가대표팀에서도 이대호는 김태균의 등번호인 52번을 부러워했다는 후문.
이대호는 이와 관련, “주시면 받아서 더 열심히 하겠지만 달고 싶어하는 번호를 주전들이 다 달고 있다.”면서 “내가 뺏게 되면 기분이 나쁠 수 있고, 팀워크를 해칠 수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설명했다.
한편, 지난 6일 있었던 이대호의 오릭스 버팔로스 입단 기자회견에는 이례적으로 오카다 오릭스 감독이 직접 참석해 눈길을 끌었으며, 이대호를 1루수로 기용하겠다는 시즌 구상을 밝혔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