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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빚에 치이고 사교육비에 허덕이고…결국 저소득층 전락
중산층의 삶 왜 팍팍해졌나
총소득 4배 늘었지만

비소비지출 더 빠르게 증가



사교육비 등 경직성지출 늘고

부채상환 지출도 3배 급증



오락·문화·영화·외식 등

‘중산층 소비’는 급감





중산층이 쪼드라들고 있다. 중산층이 차지하는 비중 자체도 줄어드는 추세지만 중산층에서 버텨도 삶의 질 자체가 크게 나빠지는 모양새다. 소득은 늘어나지만 준조세 성격의 지출은 더 크게 늘어나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한국 중산층의 구조적 변화’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의 중산층 비중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지난 1990년 75.1%이던 중산층 비율은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크게 감소해 2010년 현재 67.5%를 보이고 있다.

중산층의 대표 가구도 달라졌다. 지난 1990년 ‘30대-고졸-제조업 근무-남성 외벌이’에서 지난해의 경우 ‘40대-대졸-서비스업 근무-남녀 맞벌이’로 변했다.

대표 가구의 변화를 보면 더욱 풍족한 삶을 누려야 될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실제로 지난 20여년간 총소득은 크게 높아졌지만 세금, 사회보험,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의 증가 속도가 더 빨라 실제적으로는 소득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총소득의 경우 지난 20년간 4.06배 증가한 반면 비소비지출을 제외한 처분가능 소득은 1990년 67만7200원에서 2010년 265만9900원으로 3.93배 오르는 데 그쳤다. 조세, 공적연금, 사회보험 등이 처분가능소득의 위축을 불러왔다. 비소비지출은 1990년 11만4600원에서 지난해 55만6100원으로 4.85배나 늘어났다. 총소득에서의 비중도 14.5%(1990년)에서 작년 17.3%로 증가했다.

중산층이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생활비와 교육비는 껑충껑충 뛰는데 연봉은 망하지 않을 만큼만 올라간다. 그나마 언제 워킹푸어가 될지 모른다. 화려하진 않아도 내 집에서 ‘등 따습고 배 부르게’ 노후를 보내리란 미래에 대한 꿈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수많은 아파트에 불꺼진 집, 중산층이 꼭 그모양이다. [헤럴드경제DB]

아울러 사교육비, 통신비 및 부채상환액, 준조세 등 경직성 지출이 늘어난 점도 중산층의 삶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가계부채 및 할부금융의 증가로 부채상환을 위한 지출이 지난 20년간 3배로 늘어났다. 통신비 및 사교육비도 같은 기간 각각 3배가량 커졌다.

반면 오락, 문화, 영화, 외식 등을 위해 중산층 가구가 쓰는 비용은 줄어들었다. 소득대비 음식ㆍ숙박비 지출 비중은 2000년 9.6%에서 9.2%로 줄었다. 빚에 허덕이고 사교육에 허우적대는 중산층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위축된 중산층의 소비 여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경직성 지출의 비중이 더 늘지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가계부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장기에 걸쳐 분산시키고 각종 사회보험료의 추가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무엇보다 “좋은 일자리를 늘려주는 것이 가처분소득을 확대하고 중산층의 계층 하락을 방지하는 근본대책”이라고 설명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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