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서울지역 중학교 2학년이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2013학년도부터는 거주지와 인근 학군에 있는 일반고교에만 지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울 지역 전체 학생들이 강남ㆍ목동 등 대표적인 유명 학군 내 고교에 진학하기는 어려워지지만 동작ㆍ성동, 서부 등의 학군 내 학생들은 각각 강남이나 목동 고교로 진학하기가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
5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3학년도 서울시 후기고학생배정 방법 개편안(통합학군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교육청은 이와 더불어 자신의 거주지가 포함된 일반 학군 내 배정 및 희망자에 한해 중부학교군 내 2-3개 고교를 지원하는 내용의 또다른 개편안(일반학군안)도 논의 중이며 두가지 안을 설문조사 전문기관 ‘갤럽’에 교사ㆍ학생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르면 이번주께 설문 조사 결과가 나오면 내년 2월 중순까지 개편안에 따른 모의배정 프로그램 개발 및 모의 배정을 마무리 하고 내년 3월 말 고입 전형 계획 고시를 위해 2월 말까지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반 학군 내에서만 배정을 하는 내용의 개편안은 사실상 고교선택제를 폐지하는 것과 다름 없기 때문에 학생들의 선택권을 반영하면서도 일부 지역에 지원 편중을 막을 수 있는 ‘통합학군안’이 최종안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고교선택제와 달라진 점은?=통합학군안에 따르면 2013학년도부터는 후기 일반고 배정 때 ‘통합학군’이 도입돼 통합학군 내 고교 중 최소 2개에서 최대 7개까지 무순위로 지원할 수 있다. 현재는 서울시 전 지역을 ‘단일학교군’으로 열어놓고 여기에서 서로 다른 학교 두 곳을 지원하게 하고, ‘일반 학군(서울 시내 11개 지역교육청 단위 학군)’에서 두 곳을 지원토록 하고 있다.
예를들어 동작학군에 속하는 동작구ㆍ관악구 내 지역 학생은 강남구ㆍ서초구가 포함되는 강남학군에 지원이 가능하다. 동작과 더불어 강남과 인접한 중부(종로ㆍ중구ㆍ용산),강동(강동ㆍ송파), 성동(성동ㆍ광진) 등 3개 학군도 강남학군 내 고교 지원이 가능하다.
지원 후 1단계에서 개별 학생이 써낸 2-5개 지원 학교를 무작위 전산 추첨방식으로 1-5순위로 매긴다. 2단계에서는 1순위 추첨 대상자를 학교별 성적분포를 고려해 학교별 모집 정원의 20-30%(중부 소재 학교는 50-70%) 배정하고 미달 시 2-5순위까지 확대해 배정할 계획이다. 3단계에서는 1단계 지원사항(추첨순위), 통학거리, 학교별 성적분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나머지 학교별 모집 정원 70-80%(중부 30-50%)를 배정한다. 자율형공립고등학교 및 중점학교는 포함되지 않는다.
▶통합학군은 어떻게 나뉘나=통합학교군은 서울시내 11개 지역교육지원청 단위 학군과 인접 학군을 묶은 개념으로 총 19개다. 서로 인접한 2개의 일반학교군을 1개 학교군으로 묶는 것이다. 통합학군에는 도보ㆍ대중교통을 이용해 통학거리 30분 이내에 있는 학교들이 포함된다.
강남이 포함된 통합학군은 총 4개로 ‘강동-강남’, ‘강남-동작’, ‘강남-성동’, ‘강남-중부’ 다. 목동이 포함된 강서학군의 경우는 총 2개로 강서-서부(마포ㆍ서대문ㆍ은평), 강서-남부(영등포ㆍ구로ㆍ금천)다.
현재 후기고 배정 방법에서는 1,2단계에서 배정되지 않은 40%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마지막 3단계에서 통합학교군 범위 내 배정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로 시행 2년 째인 고교선택제는 인기학교 쏠림 현상이 지적돼왔다. 이에 대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고교선택제의 수정ㆍ보완 의지를 여러차례 밝힌 바 있다. 새롭게 논의되고 있는 통합학군안이 학교 선택권은 일부 보장하면서도 특정 지역 및 인기 학교 지원 편중을 막는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시교육청 학교지원과 관계자는 “아직까지 최종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 설문조사 결과를 종합해 잠정안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면서도 “두 가지 안을 놓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도 통합학군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