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서 수천억원을 불법 대출 받은 시행사 대표가 이 돈을 유명 여자연예인 스폰서 노릇과 명품 치장을 하는 데 흥청망청 써댄 것으로 나타났다. 또 5년간 강남 일대 룸살롱에서 쓴 유흥비만 24억원에 달하는 등 ‘강남 유흥가 황제’ 행세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1일 저축은행 비리를 수사해온 합동수사단(단장 권익환 부장검사)에 따르면 고양터미널 시행사 대표 이모(53ㆍ구속) 씨는 여자 연예인 A씨에게 5000만원 상당의 BMW차량 1대를 선물했다. 또한 A씨의 아파트 전세금 2억5000만원도 대신 내줬다. 모두 에이스저축은행에서 불법 대출 받은 돈이다.

앞서 합수단은 이씨의 불법 대출금 사용처를 추적해 그가 포르쉐, 벤틀리 등 고급 외제차 2대를 굴리고 롤렉스, 피아제 같은 고급시계와 에르메스 등 명품가방으로 치장하는데 7억원을 썼다고 밝혔다. 또한 강남 일대 룸살롱을 섭렵하는 것으로 모자라 아예 120억원을 들여 강남의 나이트클럽을 인수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합수단은 지난 2005년 고양터미널 사업권을 인수한 뒤 유령회사 60여곳을 동원해 에이스저축은행에서 7200억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로 이씨를 지난 10일 구속했다.

합수단은 이씨의 전체 대출금 가운데 사용처가 뚜렷하지 않은 3800여억원에 대해 자금추적을 계속하는 한편, 수천억원의 불법 대출이 오간 과정에서 저축은행 경영진과 금품거래가 있었는지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또한 이씨가 지분을 실질적으로 100% 갖고 있는 나이트클럽의 경우 예금보험공사에 통보해 보전조치를 통한 환수에 나설 방침이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