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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용평가사, 그리스 문제 오판해 위기 키워"
유럽의 재정위기가 확산하면서 신용평가사들이 시장의 ‘파수꾼’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신용평가사들이 유럽 위기의 진앙인 그리스의 상황을 제 때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고, 뒤늦게 신용등급을 몇 단계씩 급하게 하향조정해 위기를 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3대 신용평가사 가운데 특히 무디스의 ‘오판’을 집중 지적했다. 무디스는 최근 ‘유럽 국가 전체의 신용도가 위협받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아 주목을 받았다.
NYT는 “2년 전까지만 해도 무디스는 그리스에 대해 상대적으로 느슨한 접근을 했다”며 “훨씬 빨리 경고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2009년 정치적 혼란에 빠진 그리스 경제에 대한 안팎의 우려가 컸음에도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지 않았다. 당시 무디스에서 근무했던 조안 비드라는 “등급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앞섰다”고 회고했다.
무디스는 오히려 그해 12월 초 “그리스 정부의 유동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잘못됐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기까지 했다.

그러나 며칠 뒤 경쟁사인 피치는 그리스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하향조정했고, 그다음 주에는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A-’에서 ‘BBB+’로 강등했다.

무디스는 이듬해인 2010년 6월에 가서야 그리스 등급을 ‘B1’에서 ‘Caa1’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7월에는 Ca로 떨어뜨렸다. Ca는 무디스의 장기채권 등급 중 최저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해당하는 등급인 C의 바로 위 등급이다.

NYT는 “이런 신용등급의 ‘자유낙하’는 무디스가 문제의 조짐을 얼마나 잘못 해석했는지를 보여준다”고 언급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를 신평사들의 ‘실패’로 규정했다.
유럽의회의 울프 클린츠는 “신평사들이 그들의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 좀 더 일찍 (신용등급 조정을) 시작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이에 대해 “당시 그리스 국채 금리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신평사들보다 훨씬 낙관적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리스에 대한 무디스의 ‘후한 평가’는 이번만이 아니다. 그리스는 2004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 적자 3% 미만’이란 가입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으면서도 통계를 부풀려 과거 유로존에 가입한 사실을 인정했다.
당시 S&P는 이 국가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낮췄지만, 무디스는 그리스의 높은 경제성장률과 유로존 가입을 지지한다며 등급을 바꾸지 않았다.

무디스에서 국가채무 분석가로 일했던 데이비드 레비는 “돌이켜보건대 과거에 했던 (그리스에 대한) 가정들은 너무 낙관적이었다”고 말했다.

헤럴드생생뉴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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