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위치추적’하는 시대에 산타할아버지에 대한 환상은 지켜질 수 있을까?
썰매를 끌고 지상 어디선가 내려와 선물을 주고 돌아간다는 산타 할아버지.

위성사진으로 전세계를 보고 위치추적으로 안부를 파악하는 디지털시대에 산타할아버지에 대한 어린이들의 환상은 지켜질 수 있을까?

요즘 아이들은 산타 할아버지와 비디오 채팅도 하고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를 통해 산타할아버지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 빼고는 ‘비밀스런 사생활’을 유지하던 산타에 대한 환상에 금이 간 것이다.

또 아이들은 누구나 간단히 구글 검색에 “산타는 정말 있나요”라는 질문을 넣을 수도 있다.

그리고 몇 번의 마우스 클릭이면 아이들은 (산타 할아버지가 산다고 이야기되는) 북극에서 보내온 편지를 파는 웹사이트에 들어가거나 아이들이 산타할아버지 이야기를 정말 믿도록 부모들이 이끌 수 있는 방법을 들려주는 사이트를 만나기도 한다.

이런 현실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사는 주부 크리스티 코발락은 “기술과 산타 문제에 대해 애증을 동시에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산타가 신비로운 것은 사실을 모르는 데에 있는데 기술은 알기 위한 것이고 즉각 아는 것”이라면서 “구글은 북극(산타)의 강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그녀는 매일 디지털 세계를 즐기면서도 다섯 살과 열한 살짜리 두 아들을 위해 사이버 산타와는 절대로 접속하지 않는다.

“너무나 확실하게 산타를 만들다가 자칫 설명이 안 되는 사실과 맞닥뜨리게 되면 둘러대기가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온타리오주에 사는 케빈 그라우트 부부는 세 아이와 함께 TV에서 산타 행진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산타 할아버지의 이메일 카드를 만들어주는 웹사이트 광고가 화면에 나왔다. 부부는 황급히 채널을 돌려 위기를 모면했다면서 “아이들이 많이 시청할 이런 프로그램에 그런 광고를 내보내는 것은 좀 생각이 모자란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산타 사이트는 아이들이 아이패드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사이트에서는 산타의 편지와 각종 물품을 세트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데 아이들이라면 엄마에게 왜 산타 할아버지가 돈을 받는 지 물어볼 법도 하다.

앨라배마주에 사는 주부 카일라 켈림은 최근 장남인 아홉 살짜리가 엄마의 아이패드에서 산타라는 단어로 구글 검색을 하며 신화라는 단어를 함께 검색창에 집어넣는 것을 목격했다.

이 주부는 즉각 아이패드를 아이 손에서 빼앗으면서 전자기기를 쓰면 안된다고 주의를 주어야 했다.

그러나 모든 부모가 이처럼 디지털 기기가 산타의 신비를 무너뜨릴 것으로 걱정하는 것은 아니다.

플로리다주에 사는 아빠 브라이언 설은 일곱 살짜리 딸에게 산타와의 비디오채팅 어플을 통해 산타에 대한 믿음을 지켜주고 있다.

그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달라지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많은 부모에게 산타의 신비는 초고속 인터넷 시대 이전이 더 지키기 쉬웠다.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킴벌리 포라조와 그 남편은 지금 20대인 자녀가 어렸을 때에 성탄 전야가 되면 아이들 침실 창밖에서 썰매 방울 소리를 울리고 남편은 지붕 위에 올라가 달리는 사슴 발굽 소리를 내곤 했다.

포라조는 “기술의 발달로 아이들은 부모에게 묻지 않고도 산타가 실제로 있는지에 대한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제 아이들은 부모에게 묻지 않고구글에 물어볼 가능성이 큰 만큼 부모들은 산타의 신비를 자신들의 방식으로 간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j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