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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장서 ‘안정’ 으로…민생·복지 최대역점
내년 경제운용 방향은

글로벌경제 불확실성 증폭

내년 성장률 3%대 전망속

정부도 하향조정 시사

성장과 안정(복지)은 경제정책의 영원한 딜레마다. 이번엔 오히려 방향성을 정하기 손쉬웠다. 워낙 글로벌 경제환경이 불확실해서다. 국내적으로도 민생안정이 가장 시급한 현안이기도 하다.

28일 연구기관장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년도 경제 운용을 경제활력 회복과 민생 안정을 바탕으로 지속성장기반 강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놓고 언급하진 않았지만 대부분의 방점이 안정에 찍혀 있다. 성장을 통해 얻어진 경제활력으로 사회복지를 확충하는 것이 전형적인 한국호의 경제운용방향이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유로존을 중심으로 세계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성장을 담보하기가 쉽지 않다. 재정부 고위 당국자는 “예년 같으면 경제운용방향 수립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어야 하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하다”면서 “지금은 안정이냐 성장이냐 자체를 이야기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외적 성장 없이는 뒷걸음질할 수밖에 없는 한국 경제의 특수성하에서, 어느 때보다 높은 복지 수요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이냐가 만만치 않은 문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팔레스호텔에서 경제연구기관장 조찬간담회를 열었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우선은 성장률이 문제다. 정부는 지난달 내년 예산을 짜면서 경제성장률을 4.5% 수준으로 상정했다. 민간과 국책 연구소들은 내년 성장률 전망을 3%대 중후반으로 예상하고 있다. 때문에 “성장률을 너무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어왔지만, 정부는 그간에는 즉답을 피해왔다.

하지만 최근 박 장관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간ㆍ국책 연구기관 등의 전망치를 존중해 최대한 현실과 근접한 전망치를 곧 발표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성장률 하향조정을 시사했다.

문제는 그 폭이다. 정부 예상치와 차이가 클수록 세수 문제로 이어진다. 결국 수출환경의 둔화를 두고 내수가 얼마나 상쇄해줄 수 있느냐인데, 현재의 가계부채, 고용의 질 하락, 환율 등의 환경을 감안하면 기대만 하고 있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어느 때보다 복지 예산에 대한 수요는 높다. 선거철을 맞아 복지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폭이 크다.

국회 상임위 심사결과 10조8000억원 증액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2009년의 13조2000억원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액수다. 2009년에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회복 차원에서 재정확장의 명분과 효과가 명확했지만, 내년은 상황이 다르다. 2013년 조기 균형재정 달성이라는 목표를 잡은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당장 여당에서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뿌리치기 쉽지 않다.

재정부 내에서도 최근 들어 상반기와는 분위기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최근 국장급 이상 간부들이 모여 내년도 경제운용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여느 때보다 복지를 언급하는 간부가 많았다는 전언이다. 성장률이 불투명해지는 상황이라면 복지 쪽에 좀 더 무게를 두고 경제체질 개선에 무게를 실어야 한다는 의견들이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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