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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TE로 무장한 옵티머스, LG전자를 구하다
LG화학 등 관계사 최신 기술에 세계 특허 1위 기술까지 총동원…HD화질·속도감 탁월 출시 45일만에 20만대 개통‘대박’
경쟁사 제품 나올때마다

매장 달려가 구입했죠

밤새 뜯어보고 연구해보니

딱 예상했던 그 수준이더군요

그 순간 안심했어요


지난 21일 오후 2시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LG전자 휴대폰(MC)연구소. 6분기 연속 적자를 말해주듯 1층 왼편에 위치한 모바일 쇼룸(전시실)은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옛 히트작 ‘프라다폰’ 이후엔 딱히 전시된 제품이 없어 지금은 (쇼룸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1층 로비의 무거운 침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쇼룸 옆 벽면에 걸린 대형 TV가 ‘옵티머스 LTE’ 광고를 쏟아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극심한 스마트폰 부진에 빠졌던 LG전자에 ‘옵티머스 LTE’는 이른바 ‘부활의 신호탄’으로 통한다.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관계사의 최신 기술이 총동원됐으며, 여기에 LG전자의 글로벌 특허 1위의 LTE 기술까지 더해졌다. 성적표도 괜찮은 편이다. ‘옵티머스 LTE’는 지난달 10일 출시 이후 약 45일 만에 개통 건수가 20만대에 육박했다. LG전자 프리미엄 스마트폰 가운데 역대 최고 성적이다.

“초반 흥행에 아직도 얼떨떨하다”는 이석수(41) 책임연구원. 이번 ‘옵티머스 LTE’ 소프트웨어 개발을 총괄했던 그는 “전문적인 계측장비로 조사했을 때 경쟁사(삼성) LTE 스마트폰보다 10%(다운로드 속도 기준)가량 우수하다”고 자신했다. ‘아이(알파벳 I) 프로젝트’라는 이름 아래 400여명의 연구원이 15개월 동안 매달려 경쟁력 있는 LTE 스마트폰을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옵티머스 LTE의 경쟁력을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고 하자 그는 디스플레이, LTE 기술력, 동영상 재생, 호환성 모드 등 4가지가 경쟁사 제품보다 낫다고 했다. 이 연구원은 “경쟁사의 AMOLED(아몰레드) 디스플레이는 색감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과장됐다. 옵티머스의 IPS 트루 HD는 PC 화면에서 볼 수 있었던 사진을 모바일에서 그대로 재생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갖는다”고 말했다. 


LTE에 대해선 끊김 현상이 경쟁사 제품보다 적고 LTE와 3G망의 전환 속도도 훨씬 빠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무척 아쉬워했다.

물론 ‘옵티머스 LTE’를 만드는 일은 만만하지 않았다. HD 화질(해상도 1280×720)은 기존 WVGA(800×480)보다 연산량이 2.6배 많아 CPU(중앙처리장치)가 아무리 빨라도 전체적인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LTE 역시 빠른 데이터 전송이 강점이지만, 전력 소모 자체가 많아 배터리 성능 저하 및 발열 문제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는 “처음 시제품을 만들었는데 원하는 성능만큼 나오질 않았다. 급히 별도의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두 달 정도 문제점들을 집중 보완했다. TF를 하면서는 거의 집에도 못 갔다. 실제 출시된 제품은 당시보다 약 30% 이상 성능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화질과 LTE에 가려지긴 했지만 ‘옵티머스 LTE’의 동영상 재생 기능 역시 개발자 입장에서 많이 신경 쓴 부분이다. 이 연구원은 “현재 시중에 나온 스마트폰 가운데 동영상과 오디오 코덱을 가장 많이 지원한다”고 했다. 사용자 설정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HD 화면에 최적화할 수 있는 기능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현재 안드로이드 마켓에 올라와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40%가량은 WVGA급 화면에 최적화된 앱이다. 

이석수 책임연구원

최선을 다해 만들었지만 ‘옵티머스 LTE’ 출시를 2주 앞두고 경쟁사 제품이 잇따라 출시됐을 때에는 약간 긴장했다고 했다. 즉각 대리점으로 달려가 경쟁사 제품을 모두 뜯어봤다는 이 연구원은 “잘 만들었지만 딱 예상했던 수준이어서 안도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스마트폰이 시장 대응 자체가 늦었고 고유의 정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업그레이드나 사후 지원 강화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이어 통화 품질 같은 휴대폰의 기본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애플의 장점인 콘텐츠를 빠르게 이동시키는 기술, 고객이 기계를 사용하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기술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스마트폰의 경쟁력은 배터리를 오래 쓰도록 하는 저전력 기술에서 판가름날 것으로 봤다. 그는 “LG는 타사 제품보다 배터리가 배 오래간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며 “당연히 배터리 용량도 커지겠지만, (LG) 내부적으로는 소프트웨어적으로 저전력을 만들어내는 기술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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