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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한미FTA ‘외통위 건너뛰고 본회의로 직행’...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본회의 직권상정을 통한 ‘원샷 처리’로 가닥을 잡아가면서 여야는 몸싸움의 후폭풍 최소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점령하고 있는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물리적 충돌을 자초할 필요 없이, 본회의에서 한번에 처리하는 것이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에는 여야 모두 동의하면서도, 여론의 비난 화살을 상대방에게 돌리기에 몰두하는 모습이다.

21일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오늘 외통위 회의는 개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대신 한나라당 의원들끼리 비공개 간담회를 개최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외통위와 본회의 비준 처리라는 수순에 강한 집착을 숨기지 않았던 남 위원장이 사실상 고집을 꺾고, 당 지도부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는 형식으로 직권상정으로 돌아선 것이다.

한나라당도 본회의로 바로 가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섰다.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비준안을)더 이상 늦추는 것은 공멸하는 길”이라며 직권상정 가능성에 무게감을 더했다.

동시에 직권상정때 예상되는 야당의 물리적 저항에 대한 비난전에도 고삐를 더했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통합에 의해 얻을 수 있는 얼마간의 지지도 상향보다, 민주주의와 의회주의를 굳건히 지키면서 얻는 국민들의 사랑이 훨씬 크다는 것 인식해야 한다”고 야권을 공격했다.

이런 분위기는 ‘협상파’ 의원들에게도 읽혀졌다. 한나라당 협상파의 대변인격인 홍정욱 의원은 “동트기전 새벽 가장 어둡다고 지금이 가장 어두운 시기다. 한미FTA를 대화와 타협을 통해 원만하게 처리해야 한다는데 이견은 없지만, 다수당의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며 당의 강경한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외통위 회의장 점거에 이어 본회의장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는 민주노동당에 대해서는 “(몸싸움 안하겠다는 약속이)민노당의 돌출행동까지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한나라당 협상파 의원들은 오후에 민주당 협상파들과 만나 사실상 최후 담판에 나선다. 투자자소송제도(ISD) 재협상에 관한 장관급의 서명이 담긴 공문서를 요구한 야당에게는 ‘공문서 확약 시 한미FTA 비준안 동의’를 당론으로 정하라며 압박하는 동시에, 정부에게는 미국과 관련 내용의 공문 교환을 간접적으로 요구하는 중제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 협상파의 마지막 중제안이 정부와 야당 모두로부터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부로써는 대통령의 구두 약속 이상 추가 조치에 나설 명분이 없고, 야권 통합이 급한 민주당이 ‘한미FTA 수용’을 당론으로 확정할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민주당은 “비준안 강행처리는 꿈도 꾸지 말라”며 “또 다시 강행처리에만 몰두한다면 이후 발생하는 모든 비극의 책임은 한나라당 정권에 있음을 경고한다”며 몸싸움 구태 재현의 책임을 한나라당에게 돌렸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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