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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격랑속 한국경제 호암의 ‘기업가 정신’을 다시본다
오늘 24주기 추모식…쉼없는 도전정신·끈기·혜안·인재 중시 등 글로벌 위기시대 화두로 부상
“전쟁의 폐허를 딛고 1960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선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 한국 경제에 던진 충고다. 잿더미 속에서 경제 기적을 일궈내면서 이제 먹고살 만해졌지만, 자만하지 말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옛날의 ‘기업가 정신’을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글로벌경제 위기 앞에 제 아무리 세련된 투자전략, 최첨단 기업 인수합병(M&A) 전략 등으로 무장했다고 해도, 역시 가장 위력적인 불황 극복전략은 ‘기업가 정신’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고(故) 호암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24주기 추모식이 18일 경기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렸다. 추모식에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이인희 한솔 고문, 이명희 신세계 회장, 이재현 CJ 회장 등 범 삼성가 일원과 각 그룹 핵심 관계자 및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했다. 추도식은 예년처럼, 올해도 고인의 창업정신을 기리며 조용하게 치러졌다. 

오늘 이 행사가 모든 이의 시선을 끈 것은 호암의 기업가 정신이 다시 이 시대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것과 무관치 않다. 척박한 시베리아, 뜨거운 사막에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한 불굴의 의지와 끈기, 목숨을 건 확신에 찬 투자 등 창업주들의 도전정신이 새삼 아쉬워진 시점이기 때문이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글로벌 경영환경 위기가 그렇게 만들었다.


호암은 늘 새로운 기업을 꿈꿨다. 도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인재를 소중히 여겼고 세계 1등 항해(航海) 노력을 접지 않았다. 그의 모험과 도전은 1938년 삼성상회를 세웠을 때는 작았지만, 70여년이 지난 뒤 ‘글로벌 삼성’이라는 큰 결과물을 낳았다. 1980년대 초반, 이미 세계를 장악한 일본 업체들에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반도체 투자를 결정해 오늘날 1등 삼성전자를 있게 한 선견지명은 그의 기업가 정신의 한 단면이다.

호암이 다시 그리운 것은 기업가 정신이 절실한 작금의 한국 경제현실 때문이다. 무역협회 등 재계단체들이 최근 ‘기업가 정신 주간’을 갖고, 기업가 정신만이 유일한 글로벌경제위기 탈출과 새 도약의 길이라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확신과 혜안, 올곧은 고집, 과감한 투자,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미래 안목. 그래서 18일 호암의 추모식은 더욱 눈길이 간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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