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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자 쇼크 끝나지 않았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기업들의 향후 주가의 바로미터가 될 대우증권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낮은 신주발행가로 인한 차익매물 출회에 대한 우려감이 짙다. 당장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은 대규모 유상증자로 인해 자본활용능력이 떨어질 수 뿐이 없다는 점도 부담이다. 증자 뇌관이 계속해서 타들어가고 있는 셈이다.

신주 1억3660만주 추가 상장 전날인 15일 대우증권 주가는 3.41% 빠지는 수모를 겪었다. 막상 신주가 상장된 16일에는 전일 급락에 따른 반발로 횡보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차익매물 출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우증권의 신주 발행가는 8230원으로 전일 종가 9960원에 비해 21.02%가 낮다. 주가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면 당장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은 낮아지지만 중요한 투자지표가 되는 수익성 뿐 아니라, 자기자본활용 능력까지 떨어진다는 점이 문제다.

우선 실적에 대한 부담감이 크다. 시장상황 악화에 따른 탓도 있지만 최근 자산관리형으로 수익모델을 전환하면서 대우증권의 실탄 역할을 하던 위탁매매가 위축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우증권은 올 초 리테일 브로커리지에 대한 인센티브를 조정하면서 위탁매매가 전년에 비해 10% 가량 줄어들었다. 매월 지급하던 인센티브를 3개월 단위 지급으로 바꿨을 뿐 아니라 신용과 대출수익을 인센티브 지급 대상에서 빼고, 온라인 수익도 30%만 인정함에 따라 공격적인 리테일 브로커리지에 힘이 빠졌다는 것이다.

게다가 당장 증자한 돈을 쓸 곳도 마땅치 않다. 장기적으로는 헤지펀드 프라임브로커를 한다고 하지만 당장 신용공여 이외에는 자본을 쓸 곳이 없다. 그나마 신용공여도 자체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장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곳간에 현금만 쌓아 놓은 셈이다. 이에따라 자기자본수익률(ROE)은 현재 10% 대에서 5%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와 같은 10%대의 ROE를 내기 위해선 올해 적어도 3800억원의 순이익을 내야 하는데 시장에서 예측하는 수익은 고작 2000억원이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한 다른 기업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각각 ROE는 6%, 5% 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신주발행가도 전일 종가 기준으로 각각 13.43%, 8.96% 낮다.

한화증권 정보승 연구원은 "대규모 유상증자 단행은 향후 2년 뒤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측면에선 긍정적이다. 하지만 자기자본을 늘린 만큼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데 당장 자기자본을 활용할 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연구원도 "주가수익비율(PER)이 낮다고는 하지만 벨류에이션만으로 투자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야 하는데 당장은 자본이 과도해서 희석효과가 큰 만큼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석희 기자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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