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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정유사 ‘동상이몽’…알뜰주유소 시작부터 ‘삐걱’
입찰 유찰 불구 이달중 추가 입찰

지경부 석유수입 카드도 만지작

정부가 기름값 안정 대책으로 추진중인 알뜰주유소가 출발선상에서 삐걱대고 있다.

지난 15일 SK에너지와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 3사가 알뜰주유소에 공급하는 석유제품 입찰에 참가했지만 낙찰 예정가격(예가)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유찰됐다. 첫 단추인 저가제품 확보가 험로를 예고하면서 서민들이 체감하기에 리터당 최대 100원 싼 알뜰주유소가 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유 3사는 모두 예정가 ‘마지노선’을 수용하지 않았다. 네고가 잘 이뤄지지 않자 4차례나 가격을 다시 써내는 해프닝도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는 “정부 안에 따르면 알뜰주유소는 향후 전체 시장의 6%를 차지하는 무시할 수 없는 시장으로 성장하겠지만 가격차가 커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며 “자영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보다 예가가 낮아 차별에 대한 부담감도 컸다”고 말했다.

정부는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이 대량 입찰을 통해 기름을 싸게 공급받아 일반 주유소보다 리터당 최대 100원까지 싸게 파는 알뜰주유소를 구상했다. 그러나 정유사들은 지난 4~7월 리터당 100원 인하의 피로감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기대하는 수준의 예가는 맞추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지식경제부는 당장 이달 중 1~2차례 추가 입찰을 진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재입찰에 성공하려면 예가와 수출단가의 격차를 좁히거나, 오지 수송시 보조금을 주고 전액 현금 결제를 하는 등 정유사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경부는 추가 입찰이 완전히 유찰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해외 석유수입 병행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홍석우 지경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재입찰도 실패하면 일본을 비롯한 해외에서 기름을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도 “국내 입찰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수입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알뜰주유소가 지나치게 이론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현재 300여개 농협주유소를 포함, 1년내 500개 이상으로 알뜰주유소를 늘려 바잉파워를 갖추고 석유공사의 서산ㆍ용인기지 탱크 및 송유관을 활용, 판매가를 낮출 계획이다.

그러나 대량구매 방식으로 공급받아 운영중인, 롤모델로 지목된 농협주유소도 11월 둘째주 기준 보통 휘발유 판매가격이 1969.80원으로 정유4사의 휘발유보다 리터당 최대 30원 정도 싼 것에 지나지 않는다.

류정일 기자/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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