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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가라면 러시, 왜 하필이면 1000원일까
서민들은 허리띠를 좀 더 바짝 졸라 매야할 것 같다. 우유나 발효유, 라면 등 서민들이 즐겨 먹는 식료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거나 고가화 경향이 나타나는 등 식탁물가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600~700원대 제품이 주류를 이루던 라면시장에 최근 1000원대 신제품이 줄줄이 쏟아지면서 라면시장의 고가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올들어 새로 출시된 라면 대부분이 권장소비자 가격이 1000원을 웃도는 고가화 제품으로 나타났다.

실제 10일 오뚜기가 닭고기 수프를 기반으로 출시한 ‘기스면’은 1000원짜리다. 개당 650원하는 라면시장 1위 제품 농심의 신라면(730원)보다 270원(36.9%)이나 비싼 가격이다. 또 안성탕면(650원)과 비교하면 가격 편차가 무려 58%에 달한다.

1000원짜리 고가 라면은 오뚜기의 ‘기스면’이 처음이 아니다. 삼양식품도 지난 7월 삼양라면(700원)보다 42.8% 비싼 1000원짜리 나가사끼 짬뽕을 내놓았다. 한국야쿠르트도 지난 8월 꼬꼬면을 내놓으면서 일반 라면보다 300원가량 비싼 1000원짜리 가격표를 붙였다.



삼양식품과 한국야쿠르트이 최근 나란히 출시한 컵 모양의 나가사끼 짬뽕과 꼬꼬면 왕컵도 가격이 각 1300원이다. 이처럼 라면값이 고가화 경향을 보이면서 소비자 일각에선 라면업체들이 라면시장에 불고 있는 백색국물 인기에 편승해 라면의 고가화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가정주부 서미현(52)씨는 “라면업체들이 요즘 유행하는 흰색 국물을 이유로 일반 라면보다 비싼 1000원짜리 제품을 내놓는 것은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 가격을 변칙 인상하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고 목청을 높였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도 이 같은 1000원대 라면 출시 경쟁에 대해 라면 대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억제하는 MB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맞서 가격을 변칙 인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우유와 라면 등은 올해 초 이명박 정부가 민생 물가안정을 위해 특별 지정한 52개 가격관리 목록에 포함된 품목들이다. 이 때문에 라면업계는 곡물가 상승 등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를 이유로 가격 인상을 계획했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에 밀려 2년째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 최근까지 영업이익 하락을 이유로 라면 가격 인상설이 끊이질 않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서민들이 즐겨 먹는 우유값 9%대 인상에 이어 라면까지 1000원 제품이 잇달아 나오는 등 고가화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자칫 신라면 블랙의 경우처럼 소비자의 가격 저항에 부딪쳐 낭패를 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농심은 지난 4월 일반라면보다 배 이상 비싼 1600원짜리 신라면 블랙을 출시했지만 가격저항에 부딪쳐 시판 4개월 만에 제품 생산을 중단한 전례가 있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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