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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T, 하이닉스 해외 M&A 통해 세계 최고의 비메모리 반도체 회사로 키운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 반도체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하이닉스 인수의 9부 능선을 넘어섰다.

SK텔레콤은 하이닉스를 세계 최고의 비메모리 반도체 회사로 키운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인수 후 해외 M&A를 통해 하이닉스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이닉스에 SK텔레콤이 이 처럼 공을 들이는 데는 내수 기업의 굴레에서 벗어나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포석이 깔려있다.

구체적으로는 하이닉스 반도체의 포트폴리오를 비메모리 중심으로 개편해 통신사업과의 시너지 창출을 극대화하겠다는 게 SK텔레콤의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최근 반도체 산업의 수요가 컴퓨터에서 스마트 기기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통신과 반도체의 융합사업 전략은 승산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SK텔레콤은 지난 2월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설계ㆍ유통 합작사인 SK엠텍을 중국에 설립한 경험을 갖고 있다. 중국 우시에 반도체공장을 가지고 있는 하이닉스를 인수할 경우 해외 사업에서 상당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가 생산하는 D램과 낸드 플래시를 활용해 단말기 제조에도 뛰어들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SK텔레콤은 통신서비스업체에서 애플과 같은 글로벌 단말기 제조업체로 외연을 넓힐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시스템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는 회사로 육성하겠다는 것도 이런 전략과 맞닿아 있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도 지난 8월 말 SK텔레콤 임시주주총회에서 “하이닉스가 기술력과 생산력은 검증 받았으나 사업 비중이 메모리에 편중돼 있다”며 “통신사업과 연계성이 높은 비메모리 사업을 강화해 시너지를 높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또 필요하다면 인수 후 해외 M&A를 통해 하이닉스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올 연말까지 20나노급 제품 개발 완료, 내년 초 양산이라는 하이닉스의 투자계획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시설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이 보다 쉬워지는데다 조달금리도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하이닉스의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다는 SK텔레콤의 입장에 대해서는 하이닉스 내부에서는 이견도 있다. 하이닉스 노조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아 쉽게 사업 분야를 변경하기가 힘들다”며 “메모리 분야의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진 하이닉스 입장에서는 잘 하는 분야를 집중화, 최적화하는게 낫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반도체 최종 인수에는 가격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우선 SK텔레콤이 제시한 가격과 하이닉스 채권단이 설정한 최저매매가격보다 낮으면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텔레콤은 3조4000억원 내외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닉스 주식관리협의회주관기관인 외환은행은 11일 "현재 적격성 심사를 통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여부 결정을 위해 매각주간사, 법무법인 등이 관련 서류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SK텔레콤과 주식매매계약서에 대해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기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이 제시한 조건을 채권단이 받아들이면 오는 17일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되고 이후 4주간의 정밀실사 후 인수가격 조정 절차를 거친다. 이어 내년 1월 중순이면 하이닉스 인수 과정의 모든 절차는 끝난다.

<최상현ㆍ신소연 기자@dimua>puqua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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