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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마트, 유통-제조 경계를 허물다
초저가 LED TV 이어

커피원두 브라질 직수입

전문점 80%수준 판매

기본요금 4500원 휴대폰도


일회성 미끼상품서 탈피

내구재·비내구재 넘나들어

“TV는 뚝 잘라 반값에, 커피는 80%까지 낮추고, 휴대폰은 4500원부터 보여드려요”

이마트가 연일 가격파괴의 ‘광폭 행보’를 이어가 화제다. 지난달 27일 50만원대의 ‘이마트표’ 초저가 LED TV를 선보인데 이어 지난 8일엔 커피전문점보다 최대 80%까지 싼 커피 원두를 내놨고, 저가형 휴대폰 유통에도 손을 뻗은 것.

이마트는 커피 전문기업 쟈뎅과 손잡고 브라질 세하도 지역의 커피 원두를 판매하고 있다. 이 원두는 100g당 1790원으로 보통 6000~7000원 안팎에 판매하는 유명 브랜드 커피전문점이나 로스터리 카페보다 최대 80% 정도까지 저렴하다.

이마트에선 휴대폰도 반값이면 충분하다. 이는 KT에서 망을 빌려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텔레콤이 이마트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프리텔레콤은 이마트에서 기본 요금이 최소 4500원인 ‘프리씨 후불요금제’ 상품을 선보였다.

KT의 기본 요금이 1만2000원선인 점을 감안하면 반값도 안되는 상품이다. 이마트는 11일부터 전국 130개 매장 내 휴대폰 대리점 ‘모바일 이마트’을 통해 프리텔레콤 상품을 1000대 가량 시험 판매한 뒤 유통망 확대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이마트발(發) 가격파괴의 원동력은 해외에서 고품질 저가격 상품을 확보하는 글로벌 소싱이다. 최근 최대 80%까지 저렴하게 판매하는 커피 원두도 바이어가 직접 브라질에서 찾아낸 글로벌 소싱 상품이다. 이마트표 커피 원두는 미국 뉴욕 등 국제 커피 경매시장에서 수입상을 통해 들여오는 일반 커피 원두와 달리 직소싱 유통채널을 이용해 중간 유통 과정을 3~4단계 축소한 게 특징이다.

지난달 출시 직후 4시간 만에 5000대 물량이 다 팔린 ‘이마트 드림뷰 TV’도 대만의 중견기업과 협력해 이마트가 직접 제작에 나선 경우다. 이마트의 이 같은 가격파괴 행보는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간 영역을 넘어 이업종 간 경쟁 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게 유통전문가의 말이다.

대형마트들이 PB나 PL상품 위주로 저가 제품을 간간이 내놓긴 했지만 대부분 식품 위주였다. PL식품 들은 저렴한 가격 때문에 제조업체의 NB 상품과도 가격 편차가 1만원 안팎에 그쳤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물가안정형 상품이라기보다 소비자의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미끼상품 역할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마트가 최근 선보인 제품들은 가격이 반값 이하로 크게 내린 가격파괴형 생필품이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있다. 품목도 과거 피자에서 TV, 커피, 핸드폰 등으로 급속히 확대되며, 내구재와 비내구재의 경계선을 허물고 있다. 이마트 TV, 이마트 커피 등은 일회성 미끼상품과는 전혀 다르다.

이마트는 하루도 못 가서 동난 이마트표 LED TV의 인기를 실감하고, 제조업체와 추가 생산 계획을 조율 중이다. 커피도 이번에 들여온 19t과 별도로 콜롬비아나 과테말라 등 중남미 유명 커피 산지의 생두를 직접 소싱하는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한국유통학회장인 한상린 한양대(경영학부) 교수는 “유럽이나 미국에선 이미 제조업체와 유통업체 간 경쟁 구도가 갖춰졌다”며 “국내 유통 대기업들도 자체 제품의 기획력이 커지면서 이 같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 교수는 이어 “유통업체는 가격을 무기로 할 수밖에 없는 만큼, 제조업체는 고품질의 하이엔드급 제품으로 차별화 할 가능성이 있다”며 “저가격을 앞세운 대형마트와 품질 고급화를 추구하는 제조업체 간 상품의 경쟁력 양분화 현상이 가속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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