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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 예산…도시 인프라 구축사업 축소, 복지예산 확대
지난 10년간 글로벌 톱 5에 진입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대형 토건사업에 중점을 뒀던 서울시의 도시개발 정책 기조가 복지 위주로 바뀌어 일대 변화를 맞았다.

서울시가 10일 발표한 내년도 예산안은 한강 르네상스 등 오세훈 전 시장이 미래 먹을거리를 위해 역점을 뒀던 역점 사업을 전면 중단 또는 유보하고 복지위주의 도시개발 사업을 대폭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이번 예산안은 전시성 토건 중심의 시정 패러다임을 사람중심, 시민과 복지중심으로 바꾸는 첫 단추”라며 “‘더불어 사는 마을공동체’ ‘함께 잘 사는 희망 서울’을 목표로 예산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한강르네상스 등 미래 먹을 거리 사업은 ‘유보’=우선 총 사업비 6735억원 중에서 551억원이 이미 투입된 한강예술섬 사업 예산은 아예 예산안에 처음부터 오르지 못했다.

오 전 시장이 중국의 상류층 관광객을 끌어들이겠다며 야심 차게 추진했던 서해뱃길 사업(사업비 1757억원)도 한 푼도 배정받지 못했다.

출퇴근 시간 만성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된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사업비 1조3300억원)도 유보돼 동북권 지역 주민의 반발이 예상된다.

9880억원이 들어가는 강변북로 성산대교∼반포대교 구간 확장 사업도 유보됐다.

5526억원을 들여 광역단위 노인복합시설인 어르신 행복타운을 5곳 늘리는 사업비도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서울시는 상암DMC의 IT컴플렉스(사업비 2026억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ㆍ사업비 4326억원) 건립 사업은 원칙적으로 이어가되 내년으로 잡혔던 완공 시점을 2013년으로 늦췄다.

DDP의 경우 서울시는 건물 자체 공사는 내년에 끝내지만 테마파크 등 내부 콘텐츠를 어떻게 채워 넣을지 재검토하고 운영 방식을 결정한 뒤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서울디자인재단에 운영을 맡길 방침이었지만 사업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민간에 운영권을 주는 방안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전문가 검토를 거쳐 운영 방식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전문가로 구성되는 ‘사업조정회의’를 꾸려 유보됐거나 시행시기 조정 대상인 이들 사업을 검토하도록 할 예정이다.

사업조정회의가 이들 사업의 타당성과 재원 조달 방안, 완공 후 운영비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면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가 사업추진 여부와 시행 시기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또 별도로 대규모 재원이 들어가는 시설ㆍ투자 사업을 심사하는 역할을 맡을 ‘공공투자관리센터’를 새로 설립하는 등 대형 사업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현재 진행 중이거나 계획 중인 대규모 시설투자사업이 시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보다는 서울시의 재정 여건을 악화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도시개발 정책도 ‘복지’에 초점=기존 서울의 인프라를 확충하는 토건사업비는 대폭 줄었지만 저소득층위주의 도시개발 사업비는 늘었다.

우선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던 박 시장의 공약대로 관련 사업에 올해보다 1600억원이 늘어난 5792억30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이에따라 내년도 임대주택 공급량은 당초 계획에서 무려 3068가구를 늘려 1만6305가구가 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2인용 대학생 주택 확보를 위해 대학교 인근의 다가구 주택을 매입하는 사업 물량이 1200가구에서 2063가구로 대폭 늘었다.

또 민간의 임대 가구를 서울시가 전세 계약으로 확보하고 나서 시중에 비해 30%저렴한 가격으로 장기간(6년) 시민에게 재임대하는 장기안심주택 사업이 새로 시행돼 1350가구를 공급하게 된다.

초소형 원룸텔을 건설해 공급하는 공공원룸텔 사업도 새로 추진돼 631가구를 공급하며 SH공사가 건설할 물량도 당초 계획인 9288가구에서 9512가구로 늘어났다.

뉴타운과 재개발 등 기존 방식의 주거환경개선 사업에는 올해 1441억보다 적은 1252억원의 예산이 책정됐다.

전체 사업비는 줄었지만 이중 3분의 1수준인 486억원이 박 시장의 공약 사업인 두꺼비하우징 사업비로 배정됐다. 비슷한 성격의 사업인 오 전 시장의 휴먼타운 사업비로는 올해 180억원이 책정된 바 있다.

두꺼비하우징 사업은 다세대주택단지를 지역공동체로 개발해 원주민이 사업지에재정착하도록 하는 은평구의 주거 재생 사업이다.

<이진용 기자 @wjstjf>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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