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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가에 보너스를 금하라”
“대중을 위협하는 금융가들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 보너스를 없애라.”

미국 발 금융위기를 예측한 저서 ‘블랙 스완’(2007)으로 유명세를 탄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뉴욕대 교수가 보너스를 없애면 월가의 모럴 헤저드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일갈했다. 위험을 초래한 당사자가 책임을 지는 단순한 법칙이 금융권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말이다.

탈레브 교수는 뉴욕타임스 7일자(현지시간) 칼럼에서 최근 선물거래 중개회사인 MF글로벌이 파산한 예에서 보듯 글로벌 금융 위기가 시작된 지 3년이 지났지만 금융기관들은 여전히 위험을 자초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현재까지는 회사와 주주들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지만 2008년처럼 혈세가 투입되는 대규모 구제금융이 일어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주장했다. 지난 해 월가 개혁법안에서 대형 금융기관의 구제금융 조치를 금지했지만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탈레브 교수는 더 큰 문제는 “이들이 위험 감수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불균형적인 보너스 체계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같은 ‘블랙 스완’, 즉 예측이 어렵지만 일단 발생하면 충격이 큰 사건을 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탈레브 교수는 함무라비 법전의 한 구절을 인용하면서 ‘집을 튼튼하게 짓지 않은 탓에 건물이 무너져 사상자가 발생하면 건설업자를 사형에 처한다’는 조항은 위기관리에 있어서도 최고의 원칙으로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투자에 실패해 납세자들의 세금으로 구제금융을 요청한 금융기관 소속 직원들은 절대로 보너스를 받아야 하며, 대형 보험회사와 헤지펀드 회사에서 지불되는 임금 또한 엄격히 감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탈레브 교수는 금융계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시행착오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휴리스틱스’(heuristics)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공사례가 널리 알려지는 동안 실패한 대다수의 경우는 묻힌다”면서 “수백 페이지의 규제 법안 대신 기본적인 원칙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유지현 기자/prodig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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