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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유의 바다’ 카자흐 전세계 각축전
원시 석유매장량 세계 7위

금융환경 뛰어나 투자 매력


석유공사 아다광구 성공 등

한국 유전확보 가속도


중국 묻지마 투자 등

‘총성 없는 전쟁’ 심화


[카자흐스탄 악토베ㆍ악타우=박지웅 기자]우리에게 흔히 ‘탄자(字) 형제들의 나라’로 통하는 카자흐스탄. 과거 구소련(CIS) 국가 중 하나였던 이곳은 최근 카스피해 인근의 풍부한 석유 매장량 때문에 ‘제2의 중동’ ‘석유의 바다’라고 불리는 지역이다. 

지난달 31일 카스피해 인근 카자흐스탄 북서부 악토베로 향하는 아스타나 항공기 안은 수십명 중국인 유전 기술자들의 시끄러운 목소리로 가득찼다. 이곳이 바로 전 세계 석유메이저들과 세계 각국 자원개발 기수들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는 현장이라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공항에서 내려 지프차로 5시간 동안 초원길을 달렸다. 악토베 남부 250km 지점에 위치한 아다(ada) 광구. 사막과 초원 한가운데 위치해 외로운 섬으로 불릴 만한 곳이다. 아다 광구(개발광구)는 한국석유공사가 탐사부터 개발ㆍ생산까지 온전히 자체 기술만으로 성공한 곳이다. 아직은 하루 생산량이 3400배럴에 그치고 있지만 당장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광구로 전환해서 2015년에 하루 7500배럴씩 원유를 퍼올릴 계획이다. 류상수 석유공사 카자흐스탄 법인장은 “석유매장량 등을 감안한 아다 광구의 경제적 가치는 4억달러를 넘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자체기술 덕분에 1억달러도 들이지 않고 개발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아다 광구의 성공은 석유공사의 자원개발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석유공사는 올해 3월 5억달러를 투자, 알티우스(altius)사를 인수했다. 이로써 4개의 생산ㆍ개발 광구를 확보하는 등 카자흐스탄 내 유전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악토베 남부 250km 지점에 위치한 아다(ada) 광구(개발광구)는 한국석유공사가 탐사부터 개발ㆍ생산까지 온전히 자체 기술만으로 개발에 성공한 곳이다.


공사는 또 국내 기업들과 컨소시엄으로 카스피해 잠빌 광구(탐사자원량 28억배럴)사업에 참여(한국측 지분 27%), 카스피해 연안의 유전 확보에도 성공했다. 원유 28억배럴은 우리나라 전체가 약 3년 동안 쓸 수 있는 엄청난 양이다. 잠빌 광구는 2017년 생산량 6만배럴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건조 중인 잠빌 시추선은 내년 3월 시운전에 들어갈 전망이다.

류 법인장은 “중동에 이은 제2의 기름밭으로 베네수엘라와 카자흐스탄 등이 꼽히고 있다”며 “하지만 카자흐스탄은 다른 나라에 비해 금융환경이 뛰어나다는 장점과 함께 주변 CIS 국가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은 러시아와 함께 가장 넓게 카스피해 북부에 인접해 있다. 이곳 바닥에 깔려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원시 석유매장량은 대략 2700억배럴 이상(세계 7위 규모). 이중 카스피해의 카작측 지역에 절반 가까운 1243억배럴이 묻혀 있다. 이곳이 ‘유전밭’ 또는 ‘제2의 중동’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아다 광구에서 나와 악타우 시와 악토베 시내로 이동하자 곳곳에서 중국 국영 석유공사인 시노오일(sinooil) 간판을 단 주유소들이 눈에 띄었다. 석유공사 카자흐스탄 법인 신용화 부장은 “거액을 쏟아부으며 ‘묻지마’ 유전 투자에 나서는 중국인들에 대한 현지인들의 반발이 크다”고 현지 분위기를 설명했다. 

중국인들은 ‘싹쓸이’식으로 자원 확보에 나서는 데다 요리사부터 경비원까지 중국인들만을 고용해 더욱 미움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중국은 일찍부터 카스피해 석유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묻지마 투자’를 지속해왔다. 중국의 석유천연가스집단(CNPC)은 1996년 잔류 채굴량이 1억600만t으로 평가되는 켄키약(Kenkiyak) 유전 지분 60%를 5억달러에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이후 카자흐스탄 석유회사인 악토베무나이가즈(ActobeMunaiGaz) 지분 인수, 카자흐 북부 부자치(North Buzachi) 유전 지분, 석유회사 페트로카자흐스탄 지분 인수(42억달러) 등을 계속적으로 이어왔다. 

류상수 한국석유공사 카자흐스탄 법인장은 “전 세계 곳곳 자원 확보 전쟁에서 중국과의 경쟁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카자흐 내 반중 감정을 이용하는 동시에 우리 측의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goa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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