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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주 한잔 하고싶다던 석해균 선장, 그리운 집으로…
KTX열차가 부산으로 접어들면서 익숙한 풍경이 눈에들어오자 석해균 선장은 각격에 겨운 눈물을 흘렸다. 망망대해로 출항한지 11개월만에 사선을 넘어 그리운 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고맙습니다. 시민들께서 걱정해주셔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하루빨리 건강을 회복해서 걱정해주신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보답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돼 총상을 입고 사선을 넘나들며 9개월여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석 선장이 4일 퇴원해 부산역에 도착해서 가장먼저 걱정해준 시민들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부산시민을 대표해 부산역에 마중나온 고윤환 부산시 행정부시장의 환영을 받은 석 선장은 납치 당시를 떠올리며, “다시는 부산에 돌아갈 수 없을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잠시 어두웠던 표정을 뒤로하고 이내 그리웠던 친구들을 만나서 부산의 싱싱한 회를 먹고 싶다며 소박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오랜만에 돌아온 집에서의 첫 저녁 메뉴는 된장찌게. 유난히 된장찌게를 좋아하는 석 선장을 위해 아내 최진희 씨는 “준비된 재료는 없지만 된장찌게와 따뜻한 밥을 지어 저녁상을 만들어야 겠다”고 말했다.

아직은 걸음걸이가 쉽지않은 듯, 지팡이를 짚은 석 선장은 아내의 팔에 의지해 부산역사를 빠져나갔다. 배에 타는 시간을 빼고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금정산을 찾는다는 석 선장은 몸이 완쾌되면 가장먼저 금정산을 오르고 싶어했다.

‘아덴만 영웅’이 집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에 이웃주민들은 진심으로 기뻐했다. 이웃주민 김모(55)씨는 “해적에게 납치돼 목숨이 위태롭던 상황에서도 선원들을 위해 희생했던 석 선장은 이시대의 진정한 영웅이다”며 “치명적인 부상도 이겨내고 집으로 돌아왔으니 함께 행복하게 살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동료선원들과 선사인 삼호해운측도 석 선장의 퇴원과 부산으로 돌아온 것을 진심으로 기뻐했다. 석 선장과 함께 해적에 피랍됐다 구출된 김두찬 갑판장은 “석 선장님이 건강한 모습으로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오신걸 축하드린다”며 “조만간 선장님 집으로 가서 뵙고 싶다”고 말했다. 삼호해운 측도 “석 선장님이 건강한 모습으로 부산에 오셨다니 무척 반갑고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진행중이긴 하지만 석 선장님이 부산에서 재활치료를 충실히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석 선장은 지난달 31일 구출작전 당시 목숨을 걸고 우리 군의 작전에 협조해 사태해결에 이바지한 공로로 이명박 대통령으로 부터 군민훈장 동백장을 받기도 했다.

◆사진설명=4일 오후 부산역에 도착한 석해균 선장이 아내 최진희 씨와 함께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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