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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TA정국, 안철수 신비주의 유통기한 연장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난항을 겪으면서 정치권의 관심에서 멀어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모처럼 한숨 돌리며 신비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안원장의 신비주의가 FTA방부제를 맞고, 유통기한이 더 늘어났다는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연일 한ㆍ미 FTA를 두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이름이 끊임없이 거론되고 있다.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손대표는 정치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박전 대표에게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는 촉구성 요구가 많다.

하지만 여야의 말다툼 어느 곳에서도 ‘안철수’는 찾아볼 수 없었다.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정치권 논평의 단골 소재였던 안 원장이 한ㆍ미 FTA 정국에서 실종된 것이다.

정치권은 FTA 정국이 유력 대선 주자인 안 원장에게 전화위복이라고 해석했다. 재보궐선거 이후에도 계속된 여야 정치권의 정계 입문 압박이 잠시나마 중단되면서, 신비감을 더욱 키울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특히 구태정치의 표본이 돼버린 한ㆍ미 FTA 비준 처리 국면에서 한 발 빠짐으로써, 새 정치를 모토로 한 그의 신비주의는 오히려 더욱 힘을 키우고 있다.

실제 안 원장은 최근 입을 더욱 굳게 다물고 있다. 한ㆍ미 FTA를 반대하는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1일 안 원장에게 한ㆍ미 FTA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지만, 어떠한 대답도 아직 듣지 못하고 있다.

한편 박 한나라당 전 대표는 원칙론을 강조하며 무게감을 과시했다. 전 대표는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한ㆍ미 FTA 정국에 발을 담갔다. 박 전 대표는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처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야당이 반대 이유로 꼽고 있는 투자자ㆍ국가소송제도(ISD)에 대해 “국제 통상 협정의 표준약관과도 같은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언급해 정책에서도 강인한 이미지 심기에 주력했다.

하지만 강행 처리에 대해서는 “지켜보겠다”며 한 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강행 처리와 물리력 행사라는 구태정치와 차별화가 필요한, 애매한 정치적 위치를 유보적인 말로 대신한 셈이다.

반면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야권 공조를 위해 육탄 저지라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지도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곤궁에 빠진 모습이다. 한ㆍ미 FTA 결사 저지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든 손 대표는 ‘야권 통합을 위한 플랜’까지 꺼냈지만 뜨듯미지근한 파트너들의 반응에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제1야당의 기득권을 포기하겠다는 손 대표의 결단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관심 없다’며 단숨에 거절했다. 보상은커녕 면박만 받은 셈이다.

한편 장외에서 최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김 지사의 활약도 주목받고 있다. 김 지사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연일 한ㆍ미 FTA에 적극 찬성한다는 소신을 강조하는 동시에, 반대 네티즌을 설득하고 대화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7일에는 여의도를 방문해 한나라당의 핵심 인사들과 연이어 만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 지사 측에서는 내년 예산 협의를 위한 의례적인 만남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지만, 잠재적인 대선 주자로서 존재감을 부각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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