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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수라장 FTA정국, ‘한사람’은 웃는다…누구?
안철수 교수 '구태정치'와 차별화...존재감 부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난항을 겪으면서 여야 대권 잠룡들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정치권의 관심에서 멀어진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모처럼 한숨 돌리며 신비감을 더욱 키우고 있고,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원칙론을 강조하며 무게감을 과시했다.

반면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야권 공조를 위해 육탄 저지라는 승부수를 띄웠지만, 지도력의 한계를 드러내며 곤궁에 빠진 모습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트위터 등을 통해 분위기 조성에 적극 나서며 반전을 노린다.

4일 정치권은 오전부터 한미FTA 비준 처리 지연 이유를 놓고 여야 공방전이 치열하게 벌어졌다. 이 와중에 박 전 대표와 손 대표의 이름도 종종 거론됐다. 하지만 여야의 말다툼 어느 곳에서도 ‘안철수’라는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정치권 논평의 단골 소재였던 안 원장이 최근 한미FTA 대치 정국에서 존재감을 상실한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야권의 잠재적인 대선 주자인 안 원장에게는 전화위복으로 해석했다. 재보궐 선거 이후에도 계속된 여야 정치권의 정계 입문 압박이 잠시나마 중단되면서, 신비감을 더욱 키울 시간을 벌었기 때문이다. 특히 구태 정치의 표본이 되버린 한미FTA 비준 처리 국면에서 한 발 빠짐으로써, 새 정치를 모토로 한 그의 신비주의는 오히려 더욱 힘을 키우고 있다.

실제 안 원장은 최근 입을 더욱 굳게 다문 모습이다. 한미 FTA를 반대하는 투기자본감시센터는 지난 1일 안 원장에게 한미FTA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지만, 어떠한 대답도 아직 듣지 못하고 있다.

반면 박 전 대표는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한미FTA 정국에 발을 담궜다. 박 전 대표는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처리하는 것이 좋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야당이 반대 이유로 꼽고 있는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에 대해 “국제 통상협정의 표준약관과도 같은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언급, 한나라당의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로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문제 없다는 이미지 심기에도 주력했다.

하지만 강행처리에 대해서는 “지켜보겠다”며 한발 빼는 모습을 보였다. 집권 여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면서도, 강행처리와 물리력 행사라는 구태 정치와 차별화가 필요한 애매한 정치적 위치를 유보적인 말로 대신한 셈이다.

한미FTA 결사 저지라는 극단적인 카드를 꺼내 든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야권 통합을 위한 플랜’까지 꺼냈지만 뜨뜨미지근한 파트너들의 반응에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제1 야당의 기득권을 포기하겠다는 손 대표의 결단에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관심 없다’며 단숨에 거절했다.

한미FTA를 민노당과 진보신당까지 끌어안는 야권 대통합의 지랫대로 삼고자, 과거 발언까지 뒤집으며 결사 항전의 선봉에 섰지만, 보상은 커녕 면박만 받은 셈이다.

한편 장외에서 최근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활약도 주목받고 있다. 김 지사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연일 한미FTA에 적극 찬성하는 소신을 강조하는 동시에, 반대 네티즌들을 설득하고 대화하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특히 오는 7일에는 여의도를 방문, 한나라당의 핵심 인사들과 연이어 만날 예정이다.

이와 관련 김 지사측에서는 내년 예산 협의를 위한 의례적인 만남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지만, 최근 정치권의 핵심 화두인 한미FTA에 대한 적극적인 입장 표명을 통해, 여권 내 잠재적인 대선 주자로써 존재감을 부각시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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