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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野黨 ‘민주당’이 안 보인다
한미FTA 여야합의 뒤집고…이념·정체성도 없고…안팎 거센 비난 직면
지지율은 10%대서 답보

현정부 실정에도 대안부재

野통합 밀려 국익은 뒷전


소통능력·리더십 실종

이슈 통합조정력도 부족

소속의원 고령화 변화둔감

“이대론 도로 호남당” 위기





한나라당과 더불어 대한민국 정치의 쌍두마차이자, 전통의 제1 야당인 민주당이 지리멸렬의 위상 추락을 거듭하면서 여의도 국회는 식물상태로 전락했다. 국정은 아노미를 넘어 장기 공백이라는 최악의 퇴행 국면까지 맞고 있다.

10ㆍ26 재보선에서 서울시장 후보조차 내지 못한 불임정당으로도 모자라, 민주당은 지금 국가 미래의 지형을 바꿔놓을 중차대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을 앞두고 군소 정당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갈지(之)자’ 행보에 제동을 걸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무엇이 전통의 야당, 민주당을 이렇게 만들어 놓았나.

정치 전문가들은 10ㆍ26 재보선에서 FTA 비준 처리에 이르는 과정에 민주당은 그 어떤 대안도, 리더십도, 소통능력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안이 없다
=가장 큰 위기는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견제할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내 역학구도상 소수 야당의 한계는 분명하나현 정부가 시행한 고환율ㆍ저금리의 대기업 우대정책, 부자감세, 이로 인한 민생고 가중 등의 실정은 민주당이 대안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이를 정쟁으로 비화시킬 줄은 알아도 여당을 설득해 합리적인 방안을 내놓진 못했다. 합리성과 국익을 기준으로 결단을 내려야 할 한ㆍ미 FTA 문제에 있어서도 민주당은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에 자승자박하며 다른 군소 진보정당들에 휘둘리고 있다.

중도서민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민주당의 정체성은 사라지고 대안 없는 좌파 정당으로 비쳐지고 있는 것을 보고 국민들은 수권정당 자격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 내 핵심관계자는 “야권통합 명분도 중요하지만 대중정당으로서 국민 지지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며 “이념정당의 정책 노선을 민주당이 다 떠안아서는 안 된다”는 반응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처리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남경필 외교통상통일위원장(가운데)이 1일 회의실에서 점거농성 중인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에게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남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은 비준안을 처리하지 않겠다고 약속한다”고 말했다. 박헌구 기자/phko@heraldcorp.com

▶ 리더십이 없다
=대중정당으로서의 주도권이 사라진 데에는 민주당 및 민주당 내 대선 주자들의 낮은 지지율도 한몫했다. 최근 한겨레신문과ㆍKOSI의 여론조사에서 손학규ㆍ정동영으로 대표되는 민주당 세력에 대한 선호도는 11.1%에 불과했다. 이는 박근혜 등 한나라당 세력(40.0%), 안철수ㆍ박원순 등 제3세력(39.3%)의 선호도와 비교할 때 과연 민주당이 제1 야당이 맞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당을 이끄는 유력 정치인들의 지지율도 크게 다르지 않다. 손학규 당 대표는 5% 안팎의 낮은 지지율에 그쳐 차기 대선에 대한 기대마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지지율로는 야권 통합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기는커녕 안철수로 대변되는 제3세력에 흡수되는 것을 고민해야 할 판이다.

▶소통이 없다=혁신과 쇄신을 외쳐야 할 야당이 어느새 한나라당보다도 늙은 정당으로 전락했다. 구성원들의 고령화는 젊은 유권자(20~40대)층과의 소통부재로, 혁신 기회를 놓치면서 ‘도로 호남당’으로 추락하고 있다.

연령을 비교해봐도 한나라당 소속 의원 전체(168명)의 평균 연령이 57세인 데 비해 민주당 의원의 평균 연령은 58.5세다. 소속 의원들의 고령화는 변화를 읽는 데 둔감해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실제 최근 선거에서의 ‘지역구도 퇴색, 세대구도 강화’ 추세는 민주당이 더 이상 호남지역에만 매달릴 수 없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유창오 동아시아미래재단 정책실장은 “선거에서 20~40대가 주도하는 세대구도가 지역구도를 대체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새로운 선거구도를 읽고 변화하지 않는다면 당장 내년 총선도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민ㆍ양대근 기자@wbohe>
boh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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