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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 “제대로 된 공포 맛 보실래요?”
‘호러 메이즈’ 기획자 에버랜드 황재훈 씨
미로서 마주치는 귀신에 등골 오싹

9월후 7만명 방문 흥행대박 연장운영



“한국에는 제대로 공포를 느낄 만한 곳이 없잖아요. 젊은 층을 타깃으로 실감 나는 호러물을 만들기 위해 일본, 홍콩 현지를 방문해 1년 넘게 연구한 결과죠.”

에버랜드가 핼러윈데이(10월 31일)를 맞아 극한의 공포 체험으로 내놓은 ‘호러 메이즈’의 기획자인 황재훈(39·사진) 책임은 성공비법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호러 메이즈’란 눈앞이 안 보이는 미로 형태의 공간을 통과해 실제 귀신 연기자와 실감 나는 세트를 맞닥뜨리게 되는 에버랜드의 극한 공포 체험공간이다. 지난 9월 9일 오픈한 뒤 10월 30일까지 총 7만명이 이용, 52일 연속 매진의 진기록을 수립했다. 애초 10월 말까지만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인기가 높아지고 특히 수능생들의 연장 요청이 쇄도해 수능 열흘 뒤인 11월 2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황 책임은 “ ‘호러 메이즈’는 처음 들어가서 나올 때까지 약 7분이 소요되지만 대부분 끝까지 버티질 못한다”며 “간혹 끝까지 통과한 사람도 30분 내지 1시간을 보낸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오싹한 공포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귀신의 집’이나 ‘강원도 흉가 체험’ 등에 가봤지만 제대로 된 공포를 느끼지 못했다. 결국 일본의 ‘괴기학교’와 홍콩의 ‘오션파크’ 등을 방문해 담당자들과 공포의 비법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그 결과, 호러에는 5가지 법칙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가 말하는 호러의 5가지 법칙은 어둠성과 미로성, 리얼리티, 오감 체험, 사람이 표현하기 등이다.

즉, 공포를 느낄 만한 적당한 밝기의 어둠이 필수적이며, 언제 끝날지 모르도록 끝이 보이지 않는 미로를 구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리얼리티로, 가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진짜라는 사실이 공포를 극대화시킨다. 기계가 아닌 사람들이 직접 다양하게 표현을 하는 것도 리얼리티를 높인다. 시각, 촉각, 후각, 청각, 미각 등 오감을 통해 공포를 느끼게 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다만 미각은 아직 적용하지 못했다.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대학 때 풍물, 사물놀이 등에 관심이 많아 전공과는 무관하게 취미를 살려 에버랜드에 입사했다. 그리고 지난 14년간 에버랜드에서 퍼레이드 및 캐릭터 기획자로 묵묵히 일해왔다.

황 책임은 “공포감을 극대화하려면 공포에 본격 접어들기 직전에 브리지 단계도 필요하다”며 “공포 체험 놀이기구로는 최초로 전문연기자들을 ‘악령’으로 채용해 매회 10명씩 투입,실감 나는 공포 체험을 하도록 한 것이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한국에서 실감 나는 공포 체험은 이제 막 시작된 걸까. 그는 “내년에는 시각 및 촉각적인 요소를 한층 강화한 색다른 공포 체험을 여름 시즌부터 선보일까 연구 중”이라고 말해 또 한 번 기대감을 높였다.

장연주 기자/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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