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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박스> 회장님은 필드 멋쟁이 <下>…노래방 18번이 50개
그러더니 그날 입고 온 버버리 코트에 관한 스토리를 말씀해주셨습니다.

“난 젊은 사람과 항상 어울려. 젊은 사람과 있으면 더 활기차고 젊어지니 좋아. 세월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그러니 저 늙은이 주책이네 소리 안 들으려면 많이 베풀어야지. 안 그러면 누가 늙은이 좋아하겠어? 기왕이면 주어진 인생을 건강하게 오래오래 즐기면서 살면 좋지 않겠어? 난 노래방 가면 18번이 50개 넘어. 가사 안 보고 부를 수 있단 말이지.”

회장님의 숨겨놓은 장기인 듯 저희에게 꼭 알려주고 싶어 하셨습니다.

“대단하십니다, 회장님. 어떻게 50개나 될 수 있나요?” 그동안 침묵을 지켰던 사장님. “음 이것 좀 보라고”하며 호주머니에서 명함 크기만한 코팅된 메모지를 꺼내 우리 모두에게 보여주었습니다. 그 메모지에는 회장님의 18번쯤 되어 보이는 노래 제목과 노래방 번호가 적혀 있었습니다. 마음에 드는 곡이 있으면 테이프에다 녹음해서 다 익할 때까지 듣고 또 듣고 다니신다고….

유쾌함과 자신감, 여유로움 등의 단어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그 시간을 채웠던 것 같았습니다. 회장님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권위 대신 젊은 저희를 무색케 하는 열정이 넘쳤고, 노인 특유의 소극성 대신 하고 싶은 일은 꼭 하고 마는 적극성을 그 노래 코팅지를 보고 느꼈습니다.

자신을 방치하는 게으름을 택하기보다는 자기관리를 즐거움으로 승화시켜 즐기면서 시대에 걸맞게 이미지를 만드는 모습까지도 멋있었습니다. 그리고 ‘베풀어야 젊은 사람이 날 봐줘’라며 웃는 미소에서 여유와 너그러움이 묻어났습니다. 옷만 잘 입는 멋쟁이로만 여겼는데, 그 옷 뒤엔 그 회장님의 인생철학이 묻어 있었습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단순한 말에 회장님의 연세를 잊어버렸습니다. 골프와 패션 그리고 인생철학…. 많은 것을 보고 느낀 하루였습니다. 오늘 그 회장님께서는 역시 멋진 옷으로 그 특유의 고글을 모자에 끼운 채 멋진 미소와 인삿말로 오늘 하루를 더욱 힘나게 해주셨습니다.

<쎄듀골프서비스연구소 김영미 소장 (전 마이다스 밸리 총지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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