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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권열풍! 불황 카나리아?
정부가 로또 복권 때문에 고민이다. 갑자기 너무 잘 팔려서다. 복권은 대표적인 불황상품으로 인식돼 있다. 게다가 사행산업이다. 눈부신 매출 증가가 정부 입장에선 달갑지 않다. 사행성 부담금도 물어야 할 판이다. 복권의 대표선수인 로또는 2009년 2조3494억원, 2010년 2조4206억원어치가 팔렸다. 각각 전년 대비 3.5%, 3.0%의 판매증가율이다.

그런데 올 들어 1∼8월까지 로또 판매량이 1조7775억원이나 됐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9.5%나 된다. 가히 ‘이상 열풍’이라 할 만하다.

최근의 복권 열풍 원인은 무엇일까. 불황에는 복권이 잘 팔린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이는 ‘그럴 수도 있겠다’는 속설일 뿐, 불황과 복권의 관계는 좀 더 복잡하다. 미국 내 연구결과(마이크셀 1994)에 따르면 복권 판매는 국민소득과 실업률에 각각 플러스 탄력성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국민소득이 증가하거나 실업률이 올라가면 복권 판매가 늘어난다는 얘기다. 다만 경기가 나빠져 국민소득이 줄어들고(-) 실업률은 높아지면(+) 복권 발행에는 양과 음의 효과가 모두 발생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복권 업무를 총괄하는 재정부 관계자는 “복권의 주요 구매층이 저소득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경기로 실업자가 많아질 때 오히려 복권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복권 주요 구매층인 샐러리맨이나 연금생활자들이 경기침체로 복권을 사지 않아 복권 판매액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들은 복권 판매는 소득이나 실업률보다는 사회적 기류 변화 또는 정부 규제에 민감하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의 로또 판매 추이는 이런 설명에 대충 들어맞는다. 지난 2002년 12월 로또 첫 판매 이후 2003년 한 해 동안 로또 발행은 4조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이후 로또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매출은 해마다 감소해 2007년에는 2조2646억원으로 바닥을 친 뒤 2008년부터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물론 그 사이 몇 번 경기의 순환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기순환과 로또의 관계는 설명하기 힘들다.

재정부 복권위원회 김승규 사무처장은 “2009년 국감을 통해 로또 조작 의혹이 말끔히 해소됐고, 지난해 8월부터 5만원 당첨금을 판매점에서 수령할 수 있도록 한 것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재정부 관계자는 최근의 로또 판매 열기는 인기를 끌고 있는 연금복권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해석도 내놨다. 연금복권이 일찍 매진되면서 복권판매처를 찾은 사람이 대체상품으로 로또를 사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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