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이 시작된 지난 6일부터 24일까지 기관이 2조1630억원 순매수하며 외국인(1조3705억원 순매수)이나 개인(3조3294억원 순매도)를 제치고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특히 기관의 순매수 업종이 전기전자(IT) 중심으로 압축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25일 헤럴드경제가 지난 6일 이후 13거래일동안 기관의 순매수 종목을 살펴본 결과, 상위 5개 중 4개가 IT 관련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3178억원), 삼성전기(2435억원), LG전자(2150억원), LG디스플레이(1993억원)다.
상위 10종목으로 넓혀봐도 하이닉스 포함해 10개 중 5개가 IT 업종이다. IT 이외 종목은 현대글로비스, LG화학, NHN, 현대건설, ㈜LG 등이다.
이종성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이 매수에 가담하며 상승탄력을 키우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매수해 줄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많다. 시장을 이끄는 기관이 꾸준하게 매수하는 IT와 금융업, 운수창고, 증권 등 업종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기관이 IT를 많이 매수했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비중 자체는 과거 평균과 비교했을 때 크지 않은 만큼 수급 차원에서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다.
이민정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기관의 반도체와 IT업종 시장대비 초과보유 비중은 각각 -4.9%포인트, -0.0%포인트로 연초이후 평균 -4.1%포인트, 0.2%포인트를 하회하고 있어 수급 부담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3개월 국내주식형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6조6000억원 수준이나, 이 기간 투신권의 순매수액은 1조6564억원으로 투신권의 매수 여력이 5조원 가량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90% 수준인 국내 주식형펀드 내 주식편입 비율을 감안할 때, 향후 지수 변동성 도래시 투신권에게는 하방지지력의 응원군 역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대다수 IT 대표주들이 3분기엔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3분기를 바닥으로 내년부터는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실적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반도체 관련 지표는 이미 지난달부터 개선되는 모습이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내년 2분기부터 실적 회복세가 뚜렷할 전망이다.
안성호 한화증권 연구원은 “4분기 D램 가격이 현재 가격수준만 계속 유지하더라도 4분기 반도체업체 실적이 3분기대비 크게 개선될 것이다. 특히 3분기 3000억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되는 하이닉스는 4분기 영업적자 760억원으로 폭이 크게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재원ㆍ안상미 기자 @himiso4>
jwcho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