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경희 선임기자］미국 뉴욕 브롱크스에 사는 아프리칸어메리칸 리니(14)는 아버지의 손을 잡고 지난 23일(현지시간) 맨해튼 매디슨 스퀘어 가든을 찾았다. 손에 응원봉을 쥔 리니는 보아,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f(x), 샤이니, 이효리, 2PM 등 좋아하는 K팝 가수들의 이름을 줄줄 댔다. 막이 오르고 공연이 무르익자 리니의 아버지는 큰 목소리로 환호하기 시작했다. 리니네 뿐아니라 어린 자녀와 함께 온 다른 ‘늦깎이’ K팝 팬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NBA 닉스 구단의 홈구장인 매디슨 스퀘어가든에서 열린 SM타운 월드투어 뉴욕 공연은 리니처럼 비아시아계 관객이 70%를 차지했다. 두 블럭을 차지하고 있는 공연장 일대는 좋아하는 가수의 춤을 추며 기다리는 장사진에, 일부 행인들까지 합류하는 바람에 일요일 오후 스퀘어 페스티벌이 벌어지는 거리가 됐다. 


LA, 서울, 파리, 도쿄에서 뉴욕으로 이어진 SM타운 월드투어에서 이날 공연한 50여곡의 레퍼토리는 1만5000명 관객들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뮤지컬같은 무대가 펼쳐지는가 하면, 비보이급의 댄스 퍼레이드가 이어졌고, 아름다운 오페라 아리아도 나왔다. 카리스마 넘치는 디바가 물러나자, 공중에서 마법같이 나타난 가수는 ‘태양의 서커스’를 연상케하는 초현실적인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했다.

강타,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샤이니, f(x)는 팝의 메카에서 초대형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저스틴 비버, 레이디 가가등 세계적인 팝가수들이 자부심을 갖고 섰던 무대에 K팝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의미있는 순간이었다.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 입성한 SM타운 공연에 대한 평가는 “원더풀!”이었다. 


가수 비가 매디슨 스퀘어 가든 극장에서 성공적인 공연을 치르고, 보아가 ‘Eat You Up’으로 한국 가수 최초로 빌보드 메인차트와 핫댄스 클럽 플레이차트 탑10에, 원더걸스가 빌보드 팝 싱글차트 Hot 100에 진입한 바 있지만, 가요의 미국 시장 진출은 영화보다 늦다. 그러나 이번 공연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현재의 K팝 붐은 회원수가 30만명에 이르는 올케이팝닷컴 같은 영문 한류 사이트들이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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