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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박함 추구…무작정 인디에 목매진 않아”
독립레이블 DMZ 설립한 ‘탑밴드’ 우승팀 톡식
키보드·베이스 없지만

멤버 보강할 생각 없어


평생 즐기며 음악하는게 꿈

무정형으로 달려나가고파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KBS ‘탑밴드’에서 우승한 2인조 밴드 톡식(김정우, 김슬옹)이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톡식은 국내 유명 기획사뿐만 아니라 일본 등지에서의 러브콜을 마다하고 아이씨사이다, 예리밴드와 함께 독립 레이블 ‘DMZ’를 설립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톡식은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기획사가 우리에게 접촉했다는 이야기는 언론에서 많이 들었는데, 그중에서 우리에게 연락한 회사는 없었다”면서 “실제 우리와 접촉한 회사는 있었는데, 그 회사는 알려지지 않더라”고 말했다.

톡식은 연주실력과 퍼포먼스에 비주얼까지 갖춘 밴드로 팬층이 더욱 넓어지고 있다. 이들에게 인기 비결이 무엇인지 물어봤다.

“우리 모습 그대로가 어필됐을 것이다. 밴드가 두 명이니까 신기하고 신비로울 수 있다. 한 사람이 많은 악기를 다루는 것도 어필됐다고 본다.”(슬옹) “열심히 하는 모습이 사람들을 즐겁게 해준 것 같다.”(정우)

톡식은 2인밴드임에도 웅장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1인 다역으로 매력 있는 밴드로 만들어냈다. 김정우(24)는 기타, 김슬옹(19)은 드럼을 연주하지만 각각 두 개의 앰프를 사용해 저음과 중간 음역대를 동시에 사용해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둘 다 노래도 부른다. 누가 노래를 더 잘하냐고 묻자 “소리 지르는 건 정우가 잘하고, 부드러운 부분은 슬옹이 더 낫다”고 말한다.

“2인조가 밴드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키보드와 베이스가 없다. 하지만 이를 해결해냈다. 스플린터를 사용해 사운드 문제를 해결해내니까 화제가 된 게 아니겠는가.”(슬옹)

인디밴드 같기도 하고 씨엔블루와 같은 보이밴드 같기도 한 톡식. 하지만 자신들만의 정체성이 분명히 있다고 했다. 또 “우리가 잘할 수 있고 즐거울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톡식은 멤버 보강 없이 앞으로도 2인조로 활동할 계획이다. “2명이 더 편하다. 세션을 쓰는 경우는 있다 해도 음악의 다양성을 위해서이지 사운드 채우기 차원은 아닐 것이다.”(정우)

톡식은 인디밴드 같기도 하고 씨엔블루와 같은 보이밴드 같기도 하다. 하지만 톡식은 자신들만의 정체성이 분명히 있다고 못박았다.

“씨엔블루 앨범을 많이 들어봤는데 엔터테이너적인 능력도 뛰어나다. 그들은 보여줄 게 다양하지만 우리는 음악밖에 없다. 퍼포먼스의 동선도 우리 둘이 직접 만든다. 씨엔블루는 세련된 반면 우리는 투박하다. 서로 추구하는 방향이 다른 것 같다.”(정우ㆍ슬옹)

그렇다면 앞으로 톡식이 어떤 음악을 할지도 궁금해졌다. 김정우는 “우리가 잘할 수 있고 즐거울 수 있는 음악이다. 대중성을 배제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를 좋아할 만한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을 만드는 게 목표다. 굳이 인디음악을 고집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김슬옹은 “정우와 슬옹의 음악 스타일이 다르다. 이를 합친 게 톡식의 음악이다”고 했다. 김정우는 ‘산울림’ ‘뮤즈’ ‘카사비아’를 좋아하고, 김슬옹은 아이슬란드의 ‘시큐어 로스’와 개러지록을 좋아한다.

톡식의 두 멤버는 어릴 때부터 음악적인 환경에서 자랐다. 김정우의 부친은 서울대 농대의 샌드페블즈 1기로 SM엔터테인먼트를 만든 이수만 회장보다 1기 선배다.(대학가요제에서 ‘나 어떡해’를 불러 대상을 수상한 기수는 6기다) 김정우는 “아버지가 어릴 때부터 음악을 많이 들려주셨다. 산타나, 게리 무어, 에릭 클랩튼을 들려주었고, 가요를 좋아할 중학생 때 메칼리카, 건즈 앤 로지스를 좋아했다. 어머니도 청소할 때 퀸 음악을 틀곤 하셨다. 6살 때 보헤미안 랩소디를 따라 했다”고 말했다. 김정우는 서서울생활과학고 실용음악과를 졸업했다.

김슬옹은 부모는 음악과는 무관한 사람이었지만 어렸을 때 교회에서 음악을 접하게 됐다. 얼굴이 못생긴 형이 드럼을 치니 멋있는 형으로 보였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드럼을 치기 시작하며 재미를 붙여 중학교 때 본격적으로 배웠다. 이들은 6년 전 실용음악학원에서 만나 2인조 밴드를 결성하게 됐다.

톡식은 ‘탑밴드’를 통해 많은 경험을 했다고 털어놨다. ‘탑밴드’가 상상력을 발휘하게 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16강전에서 만난 브로큰 발렌타인과의 대결은 가장 강한 기억으로 남아 있지만 가장 큰 위기이기도 했다.

“브로큰 발렌타인이 ‘포커 페이스’를 연주하는 걸 보고 ‘어떻게 더 많은 점수를 얻으려고 할 수 있겠는가. 승패보다 즐기는 게 더 중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 후부터는 연습한 것을 100% 보여주면서 즐기려고 했다.”(정우)

왜 밴드명이 ‘톡식’일까? “뭔가 강하지 않나. 처음 이름 지을 때 ‘별들의 고향’ ‘전원일기’ 등 여러 후보가 있었는데 ‘톡식’이 러프한 음악을 추구하는 우리에게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았다.”(슬옹)

톡식은 정원영 코치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며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정원영 코치님은 한 번도 편곡을 강요한 적이 없다. 음악 CD를 주면서 방향을 유도한다. 서로 음악을 듣고 느낌을 이야기하며 결정한다. 우리를 제자가 아니라 동시대 음악하는 동료로 인정해준다.”(정우) “코치님은 특권을 누리려고 하지 않았다. 그분에게서 음악에 임하는 마인드를 많이 배웠다. 가만히 놔두는 것 같지만 우리를 주시하고 있었다.”(슬옹)

이제 음악의 출발선에 선 톡식은 각각 “평생 음악하는 게 목표다. 그러려면 우리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겠다”(정우), “무조건 즐겨야 하며 재미 없으면 안 한다. 저희를 파하지 못하게 무정형으로 계속 달려나가겠다”(슬옹)고 다짐했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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