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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살아 돌아오라, 도전의 화신 박영석 대장이여!
코리안루트 개척 안나푸르나 등정 도중 실종…산악 그랜드슬램 이루고도 현장 지킨 진정한 산악인
그의 도전은 언제나 ‘생(生)과 사(死)’의 경계선에 있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남벽의 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려다 실종된 산악인 박영석(48) 대장이 21일 오전 현재 마지막 교신을 한 지 60여시간이 지나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대한산악연맹은 큰 눈사태를 맞은 것으로 보이는 박 대장이 안전지대에 피신해 있을 가능성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수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도 박 대장의 무사귀환을 손꼽아 기다린다. 트위터 등 SNS에 “제발 좋은 소식 건네주세요” “박 대장과 등반팀의 무사귀환을 두 손 모아 기원합니다” “부디 생존해 있기를 기원합니다” 등의 글을 올리며 마음을 졸이고 있다.

박영석은 도전의 화신이다. 도전이 무엇인지 잘 모를 때 “도전은 이런 것”이라고 체감하게 해준 사람이다.

그는 이미 1993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를 무산소 등정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신문사에 인터뷰하러 온 박영석의 해맑은 얼굴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박영석은 2001년 히말라야 8000m 이상 봉우리 14좌 완등에 성공하며 국민적 스타가 됐다. 하지만 교수직과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기업의 각종 제의를 마다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현장을 지키는 영원한 산악인으로 남고싶었던 것이다. 2006년에는 7대륙 최고봉과 3극점까지 모두 정복해 세계에서 유일하게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그의 위업은 쉽게 달성된 게 아니다. 1991년 에베레스트 남서벽 등반 중에는 해발 7000m에서 100m나 추락해 중상을 입었다. 1995년에는 에베레스트에서 눈사태를 맞아 늑골 골절 부상을, 96년에는 갈비뼈 두 대에 금이 갔다. 각종 행사장에서 목발을 짚고 있는 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1993년 에베레스트 도전 중 후배 대원 2명이 추락사했고, 2007년 에베레스트 제4캠프의 텐트가 눈사태로 무너져 혈육같은 후배 대원 2명을 잃었다. 평소 이 후배들을 생각해서라도 부끄럽지 않은 산악인이 되고싶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

그래서 그는 에베레스트에 한국인의 길을 만들고 싶었다. 히말라야 14개 거봉에 코리안루트를 내는 도전이었다. 이번에도 히말라야 안나푸르나(8091m)의 영국 루트와 일본 루트 사이에 새 길을 내기 위해 떠났다. 등반과 탐험을 통해 국민에게 도전을 가르쳐준 박영석의 무사귀환을 국민은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서병기·황유진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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