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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FW, 세계 5대 패션위크를 꿈꾼다
“‘청춘의 덫’에서 심은하 씨가 입은 원피스 있잖아요, 그게 지춘희 선생님 거예요. 전광렬 씨가 뒤에서 목걸이를 채워주던 그 장면, 정말 멋졌는데….”

지난 3월 서울시 문화산업과에 부임한 마채숙<사진> 과장은 네 번의 서울패션위크를 치러내며, 10년도 더 된 드라마에서 ‘레드 카펫’ 의 로망, 디자이너 지춘희의 옷을 찾아내는 안목이 생겼다. 행정전문가, 시 공무원으로서 주어진 임무에 충실했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18일 오후 서울무역전시장에서 만난 그의 눈에는 ‘패션 한국’에 대한 남다른 열정이 가득했다.

“이제 첫발을 떼고 두 걸음 나아가는 정도에 불과해요. 봉제기술, 기능성 원단, 천연 염색, 디자인 인력 등 각각의 분야는 매우 뛰어난데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연계작업이 아직도 부족해요.”

국내에서 만들어진 의류가 품질에 있어서 매우 앞선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깐깐한 국내 소비자들은 다소 비싸더라도 ‘made in Korea’를 선호한다. 다만, 아직 ‘designed by Korea’에 있어서는 확신이 없는 편. 그도 그럴 것이, 우수한 품질에도 불구하고 세계시장에서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는 게 국내 패션산업의 현주소다.

“그동안 국내 패션쇼는 일회성 ‘쇼’였어요. 세계시장 판로 개척을 위한 산업적 접근이 힘들었죠. 이젠 금융ㆍ인력ㆍ기술ㆍ창의력ㆍ디자인 등 흩어져 있던 ‘힘’들을 모아 본격적인 글로벌 홍보를 시작할 때라고 봐요.”

사실, 아직 한국은 패션산업에 있어서 신흥국가 정도다. 체계적인 해외 홍보에 대한 인식이 생긴 것도 3~4년 남짓. 전통과 역사 그 자체인 뉴욕, 파리, 런던 패션위크와 섣부른 비교는 무리다. 하지만 국가 차원에서 가능성 있는 디자이너들을 전략적으로 지원한 서울패션위크는 2~3년 새 해외 바이어들 사이에 가장 ‘핫’한 행사로 입소문이 났다. 특히 이번 시즌엔 밴쿠버 패션위크가 벤치마킹을 시도하고, 베를린TV에서 취재를 올 정도로 주목받고 있다. 


“조직력과 체계성에서 앞서다 보니, 파리나 뉴욕 컬렉션이 수십년간 겪었던 시행착오를 우린 뛰어넘었죠. 특히 신진ㆍ기성 디자이너들이 조화를 이룬 컬렉션 구성은 모든 바이어들을 만족시키고 있어요.”

서울패션위크는 주문 시스템에 있어서도 그 어떤 패션위크보다 앞서가고 있다. 바이어들이 온라인 쇼핑을 하듯 디자이너의 옷을 클릭하면, 바로 주문이 들어가는 방식. 우리에겐 ‘일상의 IT’지만 해외 바이어들 사이에선 놀라운 기술력으로 평가받는다고. 또 시즌마다 해외 프레스와 바이어를 엄선해서 초청하는 것도 서울패션위크만의 강점. ‘불안한 나라’에서 ‘또 오고 싶은 나라’로의 이미지 전환을 위해 투어 등 자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패션산업에 국한되는 행사가 아닌, 한국을 브랜딩하는 데 일조하는 셈.

“회를 거듭할수록 호응과 관심이 높아지면서, 산업 성장 속도가 매우 빨라요. 갖춰진 인프라가 이미 세계적 수준이기 때문이죠. 세계 5대 패션위크로의 도약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웃음)

<박동미 기자@Michan0821>/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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