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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 사거리에 ‘눈물나’ 전단이…누가ㆍ왜?
광화문 사거리 귀가길 시민들이 걸음을 멈췄다. 시민들의 발을 멈추고 시선을 붙든 것은 버스정거장 유리벽을 가득 메운 정체불명의 인쇄물 때문이었다.

'눈물나'. '눈물'이라는 단어는 상징적이고 주관적이다. 이 단어를 바라보면 치기 어린 청춘들의 맺지못한 연애사가 숨어있고, 어느 중년 남자의 고된 하루가 담겨있기도 하다. 누군가에겐 짙은 슬픔이기도 하고 때로운 격한 웃음 뒤에 찾아오는 것이 눈물이기도 하다. 눈물은 적절한 감정 분출의 통로가 되기 때문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장수 가능성이 높다는 통계조차 나와있지만 그 눈물의 의미를 알아차리기란 쉽지 않아 또한 호기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지난 10일 밤을 기점으로 광화문역사를 비롯해 버스정류장을 중심으로 비슷한 형태의 '눈물나' 인쇄물이 빼곡히 붙여졌다. 12일 오전 현재 인쇄물은 대부분 사라진 상태이지만 이 짧은 문장 '눈물나'로 말미암아 이틀여간 광화문 일대의 시민들은 뜻하지 않은 호기심을 품게 됐다. 때문에 삼삼오오 모여든 시민들 사이에서는 갖은 추측들이 쏟아졌다.

그 첫 번째는 반(反)월가 시위를 반영한 것이라는 추측이다. 지금 세계 '금융의 심장' 미국 월스트리트에서 '자본주의의 탐욕'에 맞서는 시위가 한창이다. 비단 미국의 현재가 아니다. 이는 오는 15일 전세계 25개국으로 확산된다. 당연히 한국도 포함된다.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될 한국판 반월스트리트 시위는 금융공공성의 회복을 지향하고 있어 ’금융사 임직원들에 대한 분노‘에서 시작된 오리지널 시위와는 얼마간의 차이가 있지만 이날의 시위의 파급력은 현지의 것 못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같은 세태를 읽어낸 시민들은 광화문의 ’눈물나‘ 전단이 반월가 시위의 전초전이 아니냐는 추측이다.

또다른 추측으로는 수년간 화제가 됐던 ‘미선아 사랑해’의 광고를 떠올리며 새로운 광고를 위한 홍보인쇄물이 아니냐는 의견들이 있었다.

하지만 정답은 여기에 있었다.

최근 새 앨범을 발매하고 돌아온 가수 정엽의 신개념 홍보방식이었던 것. ’슬픔‘을 테마로 한 정엽의 솔로2집 앨범에 수록된 '눈물나'는 11일 자정 음원 공개와 동시에 각종 음원사이트에 상위권에 오르며 인기를 끌어모으고 있는 상황. 여기에 재치있는 홍보방식이 더해지며 시너지 효과를 보고있다.


이에 정엽의 소속사 측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정엽씨의 앨범 발표에 맞춰 거리 곳곳에 단발성 티저 광고를 붙였다”면서 “10일 밤부터 붙였기 때문에 지금은 대부분 사라졌을 것이다. 이벤트성으로 홍보한 것이기 때문에 더이상 거리에서 ’눈물나’라는 인쇄물은 볼 수 없지만 전단을 본 시민들이 트위터를 통해 직접 찍은 사진도 올리며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다”고 전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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