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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족 동포, “한민족 자랑스럽지만...”
조선족 동포 두 명 중 한 명은 국내에서 차별이나 소외를 경험했으며, 특히 단일 정체성을 요구하는 국내 정책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박영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HK 교수는 12일 ‘디아스포라와 다문화’ 국제심포지엄 발표에 앞서 공개한 ‘재중 조선족의 정체성과 다문화의 사회심리적 토양’ 논문에서 “재중 조선족이 민족 정체성에서 저항과 미끄러짐을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지난 7월 중국 연변의 8개 현과 시에서 조선족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 51.9%가 “남한에서 차별과 소외, 무관심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는 중국(40.7%)이나 북한(12.5%)에서의 경험과 비교해 더 높은 수치다.

중국에서의 (소수 민족을 포함한) 민족 정책에 대한 질문에 81.5%가 ‘만족ㆍ매우 만족’이라고 답했지만 남한 정부에 대해서는 52.2%, 한국인에 대해서는 73.7%가 불만족스럽다고 답했다.

박 교수는 “남한이 민족의 동질성을 내세우면서도 그들의 (중국 내 소수 민족으로서의) 이중 정체성을 부정하고 단일한 정체성을 요구하는 것”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자신의 ‘조국’을 묻자 중국(91.9%)을 꼽은 응답자가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남한을 꼽는 이는 0.3%에 불과했다.

‘모국’이 어디냐는 물음에도 중국(24.9%)이라고 답한 경우가 상당수였고 남한(8.8%)보다 북한(36.0%)이나 ‘한반도’(23.9%)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았다. 박 교수는 중국 정부가 조국에 대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는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조선족들은 ‘조선(한) 민족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답변자 중 89.6%가 ‘그렇다’고 했으며 이 중 절반은 ‘매우 자랑스럽다’고 반응하는 등 대부분이 강한 자긍심을 내비쳤다.

박 교수는 “다문화주의적 전략은 세계화와 더불어 진행되는 다양한 문화들의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이질적인 주변문화를 제도권 안으로 수용하는 전략일 뿐”이며 “근본적으로 국가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 국가 내의 이주민 또는 디아스포라를 ‘국민 대 비국민’이라는 잣대로 바라보고 규정할 것이 아니라 이들을 ‘민족’이라는 하나의 환상적 유대성을 유지하며 ‘가치-정서-문화’적 끈”을 지닌 집단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태형 기자 @vmfhapxpdntm>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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