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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쿠스 부럽지 않은 만족감, 그랜저 3.3 셀러브리티
1980~90년대 그랜저는 대한민국 고급 승용차의 상징이었다. 수입차도 귀했던 시절이라 좀 사는 집이라면 으레 그랜저를 몰았다. 그땐 그랬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랜저의 입지는 좁아져만 갔다. 현대차에서 에쿠스와 제네시스를 내놓았고, 기아차 오피러스와 쌍용차 체어맨도 출시됐다. 르노삼성 SM7, 한국GM 알페온, 기아차 K7 등이 ‘타도 그랜저’를 외치며 경쟁에 뛰어들었고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그랜저의 존재감은 사그라들었다.

하지만 그랜저는 역시 그랜저였다. 올 1월 직분사(GDI) 엔진을 장착한 신형 그랜저가 출시되자 고객들은 환호했다. 수요가 몰리면서 준대형 승용차로는 이례적으로 국내 월 1만대 돌파 행진을 지속했다. 여기서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현대차는 그랜저 3.3 셀러브리티 모델을 내놓으며 대형 승용차와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다.

시승을 위해 만난 그랜저 3.3 셀러브리티의 외관은 신형 그랜저 기존 모델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전용 라디에이터그릴과 19인치 알로이 휠을 적용했다지만 차량 후면부에 위치한 ‘HG330’이라는 모델명과 ‘셀러브리티’라는 고유 엠블럼이 없었다면 차이점을 쉽게 발견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내부는 차이가 확연했다. 차체를 지탱하는 필러와 헤드라이닝 부위에 부드럽고 럭셔리한 재질의 스웨이드가 적용돼 한층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기존 모델에 없던 크림 베이지 색상의 가죽시트는 품격을 한껏 높여주고 있었다. 주말을 맞아 함께 시승에 나선 아내와 두 딸도 깔끔하고 고급스럽다며 대단한 만족감을 표했다.



성능은 최신 3.3 GDI 엔진을 탑재한 차량답게 기대에 부응했다. 최고출력 294마력, 최대토크 35.3㎏ㆍm에 달하는 파워는 놀라움 자체였다. 출발 시 반응속도, 순간가속력, 빠른 속도를 지탱하는 지구력 등 모든 면에서 부족함이 없었다. 차량 운행도중 잠든 아내와 두 딸이 목적지에 도착해 깨우기 전까지 숙면을 취했을 정도로 정숙성 또한 뛰어났다.

그랜저 3.3 셀러브리티의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차량 내부에서 사방을 둘러볼 수 있는 어라운드 뷰 모니터였다. 주차를 할 때는 물론이고 좁은 공간을 빠져나올 때 정말 유용했다. 현대차가 이 신기술을 그랜저 3.3 모델에 최초 적용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얼마나 이 차량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는지 짐작이 갔다. 여기에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과 어드밴스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8인치 프리미엄 와이드 내비게이션은 편의성은 물론 운전하는 재미까지 더해줬다.



옥에 티는 가격이다. 부가세 포함 4450만원에 달하는 가격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와이드 파노라마 선루프까지 선택하면 4575만원까지 치솟는다. 본질가치를 감안하면 적절하다고도 볼 수 있지만 준대형 세단의 가격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싶다. 최종 판단은 고객의 몫이다.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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