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은 “영화를 오늘 처음 봤는데 여운이 남아 아직 감정 정리가 안 된다”며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뗐다. 이어 “클래식하고(고전적이고) 가슴 아프지만 따뜻한 영화”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특히 ‘오직 그대만’은 올해 처음으로 선보인 전용관 ‘영화의 전당’의 공식적인 첫 상영작이다. 소지섭은 “굉장히 영광이고 부담스럽지만 즐기려고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직 그대만’은 시력을 잃어가는 연인을 지켜주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건 한 남자와 그 남자를 기다리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멜로영화다. 소지섭은 은퇴한 복싱선수로 한때 어둠의 세계에 빠져들었으나 새로운 삶을 살고자 장철민이라는 역할을 맡았다. 장철민은 주차관리요원으로 일하던 중 우연히 시각 장애 여인 정화(한효주)를 알게 되고, 두 남녀는 차츰 서로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간다. 철민은 연인에게 세상의 빛을 되찾아주고, 둘만의 행복한 미래를 위해 이종격투기 선수로 나서게 된다.
소지섭은 어두운 과거를 가졌지만 순수한 영혼을 지닌 남자로서 한 여인의 삶에 조심스레 다가가며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는 심리 연기 뿐 아니라 사랑하는 이를 위해 죽음의 링에 오르는 액션 연기도 빼어나게 소화했다.
소지섭은 “장철민이라는 인물을 생각할 때 과연 시력을 잃어가는 여자(정화)를 사랑할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하고 감독과도 대화를 깊이했다”며 “결국 사랑에는 이유가 없다는 대답을 얻고 나서 자연스럽게 연기가 풀렸다”고 대답했다. 이어 “하지만 영화 촬영 내내 감정을 유지하는 일은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멜로연기에 대해선 “영화에선 조명이나 촬영 등 몇 시간씩 준비하는 시간 동안 감정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TV드라마에서보단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소지섭은 가장 좋았던 대목을 묻는 질문에는 농담을 섞어 “벗고 운동하는 장면”이라고 대답했다. 영화에선 소지섭이 이종격투기 선수로 변신하고 훈련하고 경기하는 모습에서 상체를 드러내며 근육질의 몸매를 보여주는 신이 여럿 등장한다.
제 1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6일 오후 8시 공식 개막선언과 개막작 상영을 시작으로 14일까지 아흐레간 계속된다.
부산=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