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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미FTA,18대 마지막 국회 뇌관 될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8대 마지막 정기국회의 시한폭탄으로 다가오고 있다. 여ㆍ야가 그동안 비준안 처리를 미뤄온 명분이었던 ‘미국 의회 선 처리’가 눈 앞의 현실로 다가오면서 양측 모두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어졌다.

5일 열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외교통상부 국정감사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FTA 협상 관련 일부 고위 공직자들이 해외 출장을 이유로 국정감사 현장에 나오지 못한 것과 관련, 여야 의원들간에 논란이 있었지만 국정감사 파행으로까진 이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국감이 끝나는 다음 주 이후 한미FTA 비준안이 국회의 정상 운영을 막을 수 있는 뇌관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한나라당과 정부가 오는 19일 소관 상임위인 외통위 처리, 그리고 이달 말 본회의 의결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야당과 물리적 충돌도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날도 한나라당은 이달 중 처리 입장을 밝혔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미국 의회가 비준안을 통과시키면 그 무렵에 우리도 처리해야 한다”며 “국감 이후 전반적으로 상황을 점검해 여야간 타결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남경필 외통위원장은 “국감이 이번 주 종료되고 대정부질문이 끝나면 그 이후에 전체회의를 열어 비준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미FTA 재재협상을 주장해온 야당은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필요하다면 물리력까지 동원하겠다는 강경한 분위기도 개별 의원들 사이에서 나왔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쇠고기 협상 때처럼 미국에 선물 보따리를 바칠 게 아니라 민주당의 `10+2 재재협상안’을 중심으로 미국 측과 마지막 담판을 해야 한다”며 미국과의 재재협상을 거듭 촉구했다.

지난달 말 외통위 상정 당시 회의장에서 강력하게 항의했던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 역시 이날 별도 성명을 발표하고 “굴욕적인 협상도 모자라, 이제 미국은 안지키고 우리만 지키라는 한미FTA를 구걸해 나서는 망국적인 이 정부에 더 이상 놀아나서는 안될 것”이라며 물리력 행사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물리적 충돌 없는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야권이 내부 수습에 정신이 없는 만큼, 물리력을 동원, 저지에 총력을 다할 동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또 여야 모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물리력 대결은 모두 피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남 위원장은 “여야정협의체를 가동해 민주당의 요구 중 합리적 요구를 최대한 수용할 수 있도록 토론에 들어갈 것”이라며 “물리적 충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 하에 미국과 재재협상을 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야당의 합리적 요구를 대폭 수용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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