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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포 = 자살대교’ 오명 벗겨주세요
한강 다리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투신자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데 서울시가 2009년 발표한 ‘자살 방지 대책’은 조금도 실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과 소방재난본부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충조 의원(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강 투신자는 301명으로 2007년 241명, 2008년 254명, 2009년 293명에 이어 해마다 증가했다.

‘자살대교’라는 불명예스러운 별칭까지 얻게 된 마포대교는 2006년부터 2011년 8월까지 총 투신자 1480명 중 가장 많은 188명이 투신했고 한강대교 155명, 원효대교 84명, 성산대교 81명이 그 뒤를 이었다. 마포ㆍ한강ㆍ원효대교로 이어지는 이 투신자 순위는 수년째 변하지 않고 있다.

이에 지난 2009년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한강에서 뛰어내리는 사람을 줄이기 위해 ‘자살 방지 대책’을 마련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자살 방지 대책은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당시 서울시는 투신자가 많은 마포ㆍ한강대교에 우선적으로 CCTV 카메라와 2m 높이의 투신 방지 난간을 설치하고 반포 지역에 수난구조대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해 3월 말 투자 심의에서 예산 문제와 난간 설치가 다리의 미관을 해칠 수 있다는 이유로 재검토 판정을 내렸다. 지난해 9월 투자 심의를 통해 조건부 승인을 받아냈지만 오는 12월 시의회 심의를 통과해야 내년 예산에 편입될 수 있어 착공시점이 언제가 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자살자 최다’의 불명예를 안은 마포대교에는 투신 방지 안전장치를 찾아볼 수 없다. 투신자들이 마포대교를 찾는 이유로는 도심과의 접근성, 자살 명소로의 유명세 등이 꼽히는데도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다. 실제 마포대교는 여의도역에서 도보 5분거리에 위치해 있고, 경사로 설치로 대교로 올라가기도 쉬운 편이다. 또 2009년 자전거도로가 확장되며 보행자도로가 배가량 넓어졌으며, 대교 중간에 널찍한 공간과 벤치가 놓인 쉼터가 생기면서 다리를 건너는 보행자들에게 편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그러나 높아진 접근성과 달리 투신을 방지하는 안전장치에 대한 배려는 찾아볼 수 없다. 쉼터에 놓인 벤치에 올라가면 다리의 난간은 성인 허리 높이에 불과해지는 식이다.

김 의원은 “투신 우려자를 선별하기 위한 ‘CCTV 교량 감지 시스템 도입’과 ‘적외선 감지 센서’ ‘일정한 무게 감지를 통해 투신자를 변별하기 위한 난간 센서’ 등의 도입을 시급히 검토해 투신자 비율이 높은 7개 교량부터 먼저 시범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자영 기자/nointe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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