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를 예방하고 안전과 재산을 지켜기 위해 설치하는 방범창이 맨손에도 창살이 휘어지고 소형공구로도 쉽게 잘리다보니 오히려 도둑의 침입통로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태원(한나라당)의원이 29일 경기도 및 경기경찰청 국정감사를 앞두고 배포한 ‘빈집 침입범죄 발생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1년 8월말까지 방범창 등을 뜯어내고 빈집을 침입한 범죄는 총 13만5346건으로 한달평균 3106건, 하루평균 102건이 발생했다.
특히 도둑은 30초만에 방범창을 뜯고 방 안에 침입할 수 있어 허술한 방범창은 범인에게 보내는 초대장이나 다름없었다. 서울 서남부 연쇄살인법 정남규의 봉천동 세 자매 살상사건, 여성 100여명을 성폭행한 대전 발바리 사건 등 범인은 늘 허술한 창문과 출입물을 노렸다.
지역별로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3만5391건(26.1%)이 발생했으며, 서울 2만2021건(16.3%), 경북 8852건(6.5%), 경남 8699건(6.4%), 부산 7920건(5.8%), 광주 6008건(4.4%) 등의 순이었다.
김 의원은 “국내에 여러 가지 시설 기준들이 있지만 방범창에 대한 규정이 없어서 제 구실을 하지 못하는 방법창도 법적인 문제는 없는 실정”이라며 “‘무늬만 방범창’은 다 뜯어내고 3분 이상 버틸수 있도록 설치기준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영국 네덜란드 같은 유럽에서는 ‘범인이 문을 따려고 시도했을 때 적어도 3분 이상 견딜 수 있어야 한다’는 방범창 기준이 있고, 일본의 경우는 2004년부터 테스트에 통과하면 CP마크를 부착해주기 시작했다. 이후 일본에서는 2003년에는 약 34만 건 정도의 침입 피해가 2009년에는 약 15만 건으로 절반 이하로 피해가 줄어들었다고 한다. 용인대 경찰행정학과 박현호 교수가 범죄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3분 이상 뚫리지 않으면 75%, 5분이 넘어가면 90% 이상이 범행을 포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우 기자@dewkim2>김대우기자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