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3社 합병…엇갈린 투자 기상도
코오롱건설, 아이넷 등 흡수재무구조 개선 모멘텀 기대
코오롱인더, 비앤에스 양도
기업가치 영향은 제한적
코스피 이전 두달만에 합병
코오롱아이넷 타격 불가피
코오롱건설과 코오롱아이넷(IT서비스 및 상사), 코오롱비앤에스(코오롱인더스트리의 손자회사로 BMW 딜러) 3사의 합병이 결정되면서 코오롱그룹 상장 3사 투자방정식이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설에는 긍정적, 인더에는 중립, 아이넷에는 부정적 영향을 예상했다.
▶코오롱인더 ‘덤덤’=비앤에스 양도가 기업가치에 끼칠 영향은 제한적이란 분석이다. 인더가 지분 75%를 보유한 코오롱글로텍은 100% 자회사이던 비앤에스의 지분전량을 전날 건설과 아이넷의 최대주주인 ㈜코오롱에 1283억원에 매각했다. 비앤에스의 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800억원, 270억원 수준이며 장부가액은 719억원이다. 인더의 연결영업이익에 포함되는 자산처분이익은 약 564억원으로 추산된다.
황규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매각가격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8배, 주가수익률(PER) 7배 수준이다. 매각 전후 기업가치에 큰 변화가 없다. 손자회사 매각을 반영해도 PBR는 0.6배, PER는 3.3배로 현저히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대신 미국 듀폰과의 소송 리스크로 과매도된 데 따른 반등기대가 있다. 지난 15일 배심원 평결에서 약 1조원 규모로 배상판결을 받았지만, 12월로 예정된 판사 최종 판결에선 절반 이상 감액될 가능성이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문제가 된 아라미드섬유로 벌어들인 수입이 전 세계에서 2400억원이고, 코오롱의 배상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도 최대 5000억원이다”고 분석했다.
▶코오롱건설 ‘얼쑤’=지난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이 500%가 넘어 부담이었는데, 캐시카우(Cash Cow) 역할을 하는 비앤에스와 5년연속 흑자기업인 아이넷을 흡수함으로써 대외신인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합병을 통해 취약한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현금 흐름 개선이 기대된다. 흡수될 2개사 이자지급성 차입금은 400억원 내외, 자본총계는 2000억원 내외로 부채비율 개선이 기대되고, 영업이익은 600억원 내외로 손익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처럼 ‘건설’과 ‘상사’를 붙인 사업구조를 만든 뒤 해양플랜트와 자원개발 등을 강화시켜 대형화하는 전략은 높게 평가된다.
▶코오롱아이넷 ‘씁쓸’=일시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로 이전 상장해 일반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지 불과 두달 만에 업황이 좋지 않은 건설과의 합병이다. 김지원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로 이전한 뒤 시가총액이 크게 늘었는데, 시장에서 나쁘게 본다면 단기 충격은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이 우선주 2060원, 보통주 1625원으로, 28일 종가(1400원)에 비해 높아 상승 여력은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이넷은 29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에 근접했다.
건설과 아이넷은 11월 11일 주총에서 합병을 승인할 예정이다. 사명도 바뀐다. 합병법인의 내년 매출액은 3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1500억원으로 잡혔다. 합병신주는 내년 1월 12일 상장된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