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백팩의 진화, GD부터 지성까지
1990년대 후반 강남의 중ㆍ고등학교를 휩쓸던 패션 아이템이 있었다. 교복을 입는 학생들에게 ‘패션’이니 ‘아이템’이니 하는 단어들의 조합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90년대를 성장한 교복세대에게도 그들 세계에 어울리는 유행 아이템은 있었다. 지금은 백팩으로 불리고 당시에는 책가방이었던 바로 그 아이템, 이스트팩과 잔스포츠다.

심플해서 깔끔했다.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가끔 자수가 놓아진 종류도 있었지만 이스트팩과 잔스포츠는 하나의 컬러나 튀지 않는 두 컬러의 조화가 눈에 띄는 ‘무난한’ 백팩이었다. 교복이든 90년대 소위 ‘강남힙합’으로 불리던 패션에든 그 마지막의 완성은 단연 이러한 백팩이었다.

당시 교실을 점령했던 이 백팩은 2000년대 들어와 사라지는 듯하더니 최근 몇해 사이 서서히 눈에 띄고 있다. 학교 담장을 넘어 거리를 점령한 패션 아이템 백팩, 스타들도 예외는 없었다.

▶ 사복패션엔 백팩, 아이돌 스타들의 대명사 =세칭 ‘사복패션’으로 불리며 한 옷발 자랑하는 아이돌 스타들, 언제부턴가 등 뒤에 커다란 가방을 하나 둘렀다. 지드래곤을 필두로 한 빅뱅은 물론 닉쿤, 정용화, 비, 엠블랙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백팩 사랑은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백팩은 이제 사복패션의 대표 아이템으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브랜드 역시 다양하다. 다시 돌아온 ‘90년대의 영향’으로 이스트팩과 잔스포츠가 활개를 쳤고, MCM 루이비통 등의 백팩은 다양한 컬러와 시그니처 패턴으로 인기를 모았다. 애플 마니아들이 사랑하는 인케이스도 마찬가지이며 ‘자연주의’를 부르짖는 등산 마니아들을 타고 노스페이스나 아웃도어의 백팩도 서서히 스트릿을 점령하기 시작했다.

특히 잔스포츠는 요즘 세대에게는 상당히 인기좋은 아이템이 됐다. 속칭 ’왕의 귀환‘이라 할 만하다. 잔스포츠는 1967년 스킵(Skip)ㆍ잔(Jan)ㆍ머리(Murray) 등 세 명의 공동 설립자가 세운 미국 정통 오리지널 브랜드로 설립 이후 1억개 이상의 백을 생산하며 전 세계로 판매됐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이스트팩과 함께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으며 현재 연간 700만개 이상의 백팩을 생산하는 독보적인 브랜드로 성장했다.

몇 해전 황정음(지붕 뚫고 하이킥)과 이민호(개인의 취향) 등이 시트콤과 드라마를 통해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고, 지금도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잔스포츠다. 


이스트팩도 마찬가지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SBS 드라마 ’보스를 부탁해‘에서 지성은 과장된 웨이브 헤어, 컬러감 있는 의상에 늘 이것을 매치한다. 지성이 착용하고 있는 백팩은 이스트팩(EASTPACK) 2011 F/W collection 라인으로 드라마의 인기와 더불어 백팩 열기는 이스트팩이 몸소 체험했다. 지성의 백팩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며 판매에 불씨를 지폈다.

백팩에 대한 애정은 여자 스타들도 예외일 수는 없다. 만다리나덕의 KEEP 백팩 라인은 한효주, 성유리 등의 여자 연예인들이 착용해 인기를 끌었고, 잔스포츠 등은 황정음을 통해 많은 여성들이 광심을 가질만한 패션 아이템이 됐다. 완판녀 공효진의 경우 드라마 ’파스타‘ 등을 통해 다양한 백팩(노스페이스)을 선보이며 자연스러운 스트릿룩의 진수를 선보였고, 피겨퀸 김연아의 일상에도 원색의 백팩이 함께 한다.


보다 아기자기한 백팩도 있다. 유니클로와 콜라보레이션을 하며 더 알려지게 된 캐스 키드슨(cath kidson)이다. 자잘한 꽃무늬가 사랑스러운 색감위에 얹어졌다. 그레고리 브랜드는 캐스키드슨보다는 어두한 꽃무늬가 주종을 이룬다. 배우 손예진은 한 영화 시사회에서 이 백팩을 착용해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제 백팩은 학생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발랄한 컬러감의 백팩은 혈기 넘치는 20대의 등위에서 스트릿 패션 아이템의 중심으로 거듭나지만 무채색 계열의 가죽 소재 백팩이라면 2, 30대 직장인에게도 포기할 수 없는 아이템이 된다. 잘 차려입은 정장에 백팩이 웬 말이냐고 반문한다면 21세기 서울을 살아가기에 다소 뒤처진 사람일 수 있다. 실용적이면서도 편안하다. 특히 요즘처럼 노트북이나 넷북, 태블릿피씨 등을 비롯해 크고 작은 짐이 많은 세상에서 백팩을 짊어지면 ’손으로부터의 해방‘을 만끽한다는 장점이 있다.

<고승희 기자 @seungheez> 
sh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