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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등 3종세트’폭발…G2 한판 붙나?
양국관계 급속도 냉각
 
전문가들 “극단은 없을듯”


세계경제가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세계 양대 강국(G2)인 중국과 미국 간에 갈등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대만에게 F-16A/B 개량을 포함한 58억5000만달러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결정하면서다. 여기에다 미국의회가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기 위한 행동에 나서고 중국이 미국산 닭고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등 대만ㆍ위안화ㆍ무역 등 ‘양국 갈등 3종세트’가 한꺼번에 터졌다.

지금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G2 간 공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 양국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는 양상이지만 전문가들은 극단적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결과 화해를 반복해 온 양국이 어느 정도 위기관리를 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갈등 재점화=미국이 대만에 58억5000만달러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기로 했다. 미국은 대만이 보유 중인 전투기 F-16에 대해 성능 개량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대만의 방어 능력을 높이고 중국과 대만 간 관계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중국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부부장은 21일 밤 게리 로크(뤄자후이) 주중 미대사를 소환해 항의했다. 이어 22일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전이며 대만에 무기 판매는 내정간섭”이라며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의 거센 항의를 보며 전문가들은 지난해 초 미국이 대만에 64억달러의 무기를 판매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이 미국과의 군사ㆍ외교 관계를 중단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내다봤다. 심지어 중국이 보유한 미국 채권을 매도하는 보복을 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 의회는 중국의 위안화 문제를 다시 들고 나왔다.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22일(현지시간) 부당한 환율조작 관행에 대처하기 위해 앞서 상원에서 부결된 ‘공정무역을 위한 환율개혁법안’이 내달 중 상원에서 통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은 저평가된 위안화 환율을 부당한 보조금으로 간주해 상계관세를 부과하도록 하고, 미국 기업과 노동조합이 상무부를 상대로 외국 정부의 환율조작 의혹에 대한 조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결론은 자제=양국 간의 묵은 갈등이 재점화되는 조짐이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이 이번에 보이는 태도를 근거로 과거와 같은 극단적인 시나리오는 없을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2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해 미국이 대만에 대규모 무기판매를 확정한 후 중국이 즉각 군사교류 중단을 선포했던 점을 상기시키며 이번에는 이 같은 제스처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미국 동서양문화센터의 아시아 안보 전문가 데니 로이(Denny Roy)는 “중국의 반응이 과거와 달리 격하지 않다. 이는 양국이 이 같은 문제를 논의하는 방법을 찾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WSJ는 중국 정부가 미국 정부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출한 것은 중국 국민들의 분노를 무마하기 위한 것일 뿐 중미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사범대 정치학 연구소 취자오샹(曲兆祥) 교수도 홍콩 밍바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이번 대만 무기판매는 중국 정부의 입장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이 요구했던 최신형 F-16 C/D 전투기를 파는 대신 이보다 구형인 F-16 A/B를 개량해 주는 것에 그쳐 극단적인 대결은 피했다는 분석이다.

한희라기자/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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