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사업 소식을 전후로 한창 붐이 일었던 때와 비교하면 지금의 상황은 한산하다 못해 가을날씨 만큼이나 쌀쌀하다. 성수동1가 S공인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전체적으로 침체기라고는 하지만 이쪽은 상대적으로 더욱 썰렁한 분위기인 듯 하다. 주변의 기존 아파트를 중심으로 전월세 문의만 있을 뿐 매매계약서를 써본 지도 한참이나 지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성수대교와 영동대교 북단 사이의 서울 성동구 성수동1ㆍ2가 지역 전체가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주거지역의 경우 최고 50층의 8000여가구가 들어설 예정으로 부동산 투자자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게 만든 지역이 바로 이곳이었다. 한강 맞은편으로 강남 주거 1번지로 불리는 압구정동이 있지만 남향으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란 점에서 큰 매력을 지니며 강북 최고의 고급 주거단지로서의 조건을 두루 갖췄다는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주거구역의 경우 총 53만여㎡로 4개구역으로 나뉘어 사업을 진행할 예정으로 최근 1ㆍ4구역은 추진위원회가 꾸려지기도 했지만 여기저기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기부채납 비율을 30% 정도로 높여 284~317% 수준의 높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게됐지만 동시에 강변북로 복개 비용을 조합원들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조건이 조합원들 사이에서 이견이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강북 고급 주거타운을 바라보는 성수동이 재개발을 위해선 앞으로도 넘어야할 산이 많다. 최근엔 오세훈 전 시장의 퇴진으로 긴급 주민설명회를 갖는 등 정상적인 사업진행을 위해 골머리를 앓는 모습도 보였다. |
더 큰 문제는 기존의 단독 및 다세대ㆍ연립주택, 아파트, 상가 등이 어지럽게 얽혀있는 지역인 탓에 각자가 요구하는 보상이나 부담금 조건의 차이가 너무 큰 것이다. 이런 문제들로 인해 정식으로 조합설립을 추진하려는 1구역에선 동의서 작성 작업에 앞서 기존에 추진위 설립 당시 얻었던 53%의 주민동의율이 떨어져 조합 출범까지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지지분당 매매가도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가장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소형 빌라의 경우 3.3㎡당 평균 3500만원을 오르내리는 상황이지만 가격이 높았을 때에 비교해 20%이상이 내려간 수준이다.
이에 이 일대 부동산 중개업소도 선뜻 투자를 권유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C공인 관계자는 “시세가 많이 떨어져 하방경직성이 어느 정도 생겼다고 평가도 나오지만 투자자들이 혹 알아보러 와도 과감하게 투자를 추천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주변에 공업단지도 어지럽게 들어서 있는 등 지금 상황으로는 주거지역으로서의 큰 매력이 없어 사업 추진 속도가 나지 않는 한 투심을 자극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1구역 이근조 추진위원장은 “10월말로 현재 위원회 임원진 임기가 끝나는데 그 전에 주민총회를 열어 현 임원진을 조합 설립까지 끌고 갈 것이냐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동의서 작성에 앞서 기존 개발안건에 대해 주민들에 자세히 설명하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백웅기 기자 @jpack61> kgu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