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직원들에 의한 카드사 고객들의 정보 유출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회사측의 고발로 경찰 수사가 진행중인 삼성카드와 하나SK카드 이외에도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비슷한 정보유출 사고들이 끊이질 않는다는게 금융계의 지적이다. 카드사들은 내부 직원 단속에 열을 올리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기가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데이터의 중앙집중관리 등과 함께 내부정보량에 의존한 마케팅 방식을 바꾸는게 사고를 줄이는 길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22일 여신금융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고객 정보 유출 방지를 위한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해 부심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고객정보 보안정책 위반시 최고 수위의 처벌을 하고 특별보안교육을 실시하는 등 인적 통제 강화와 직원에 대한 불필요한 고객 정보 접근 차단 등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

금융당국 역시 카드사에 대해 고객 정보가 더 이상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라고 강력 경고하는 한편 현장점검 등을 통한 보안 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서는 정보 유출 대비 시스템이 상당히 개선됐다”면서 “하지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직원이 마음먹고 정보 유출을 시도하면 막을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결국 직원들에 의한 고객 정보 유출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외부에 노출되지않은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우선은 사내 분산된 고객 데이터를 중앙 집중 방식으로 바꿔 정보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데이터를 내부 정보 담당 부서에서 총괄ㆍ집중 관리하고 고객 정보와 직접 관련이 없는 직원들이 이를 열람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과당경쟁에 놓여있는 카드사들이 무분별하게 정보를 수집하는 것을 자제하고 마케팅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카드사들이 신규 카드 발급을 늘리는 이유 중 하나는 마케팅에 사용하기위한 고객정보 확보를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너무많은 정보가 카드사들에게 집적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카드사들이 통신사와 합작사를 만들고 다른 업종과의 제휴를 활발히 진행하는 상황이어서 카드사로의 고객정보 밀집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희수 수석연구원은 “카드사들이 무분별한 정보 수집 대신 기존 정보에 대한 활용율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